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 원인으로 지목된 까닭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 원인으로 지목된 까닭

입력 2011-08-31 00:00
수정 2011-08-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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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불명 폐손상 환자들이 가습기 살균제를 자주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살균제가 폐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31일 원인미상 폐손상 발생 원인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폐손상과 가습기 살균제 간의 확실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치명적인 폐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은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 폐손상 발생 가능성 47.3배 = 질병관리본부가 지금까지 역할조사를 통해 밝혀낸 것은 가습기를 사용한 경우 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원인불명 폐질환 환자가 몰렸던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같은 증세로 입원한 적이 있는 18명을 환자군으로, 같은 병원의 호흡기내과와 알레르기내과에 입원한 적이 있는 121명을 비환자군(대조군)으로 설정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을 파악했다.

그 결과 환자군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경우와 대조군에서 살균제를 사용한 비율의 차이인 교차비(Odds ratio)가 47.3에 달했다.

교차비가 1이면 변수와 질병 간에 관련성이 없다는 의미이고, 1보다 크면 해당변수가 질병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1보다 작으면 질병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차비가 47.3이라는 것은 폐손상 환자 집단에서 살균제를 사용한 경우가 비환자군에 비해 47.3배에 달한다는 의미이자, 살균제 사용시 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47.3배 높다는 뜻이다.

폐암과 흡연의 교차비가 10 이상, 간암과 B형간염의 교차비가 15~20 수준임을 감안하면 살균제가 폐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예비 세포독성실험도 역학조사 결과 지지 확인 = 또 질병관리본부는 예비 세포독성실험 결과 실제로 일부 살균제의 경우 이런 역학조사 결과를 지지하는 내용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예비 세포독성 실험이란 제한적인 조건에서 살균제로 처리된 장소에 인간의 폐세포를 배양한 뒤 세포의 변성이나 손상 등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이 실험 결과 일부 제품이 폐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예비 세포독성실험에서는 폐세포를 시험물질에 담그는 방식이 사용됐기 때문에 통상 가정에서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와는 조건이 달랐다.

또 단일 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인데다, 살균제의 독성 정도를 비교하거나 규명하기에는 이 실험이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인과관계 단정 어려워…3개월간 추가 역학조사 등 진행 = 따라서 현재로서는 살균제가 원인불명 폐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향후 3개월가량의 추가 역학조사와 위해성 조사를 거쳐 인과관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의 조사는 가습기 살균제의 실제 사용환경에 맞춰 노출평가를 하고 이후 동물 흡입독성 시험 등을 통한 최종적인 위해성 평가가 진행된다.

동물 흡입독성 실험은 여러 노출조건에 따라 시험물질을 쥐와 같은 실험동물에게 흡입시킨 뒤 생체 반응, 조직학적 변화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위해성 평가는 특정 물질의 위험성 확인, 독성실험, 노출평가 등을 통해 해당물질의 위해성과 허용 농도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입원한 병원 이외의 다른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전체 연령을 대상으로 질병 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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