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인왕산 자락 등 412곳 ‘시한 폭탄’

남산·인왕산 자락 등 412곳 ‘시한 폭탄’

입력 2011-07-30 00:00
수정 2011-07-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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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울 서초동 우면산 산사태 이후 산자락 노후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안전진단 최하등급인 D·E등급 건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하루빨리 재건축 등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D·E등급을 받은 시내 재난위험시설은 모두 412곳으로 이 가운데 붕괴 위험으로 철거가 시급한 E등급이 22곳, 주요 부재 결함으로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D등급이 390곳이다. 지난해 D·E 등급은 281곳이었으나 올해부터 사고 위험성이 높은 대형 공사장을 포함시키면서 크게 늘었다. 공사장을 제외한 D등급 건축물은 176곳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서울 중구 남산 자락 아래에 있는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2004년 재난위험시설 D등급으로 지정됐지만 200여 가구 주민들이 지금까지 노후 건물에서 살고 있다. ‘특별분양권을 달라’는 주민들과 ‘특별공급을 할 수 없다’는 서울시가 맞서면서 보상이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건물이 워낙 오래돼 비가 쏟아지면 빗물이 새고 있지만 기약 없는 보상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제1시민아파트는 서울시에서 매입하면서 특별분양권을 줘 이주를 시켰지만, 2008년부터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면서 “시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현동 외에도 중구에는 필동, 명동 등 남산과 맞닿아 있는 곳에 노후 건물들이 많이 있지만 고도제한 지구와 맞물려 재건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남산일대 111만 5000㎡가 최고고도지구로 지정돼 있어 주민들이 오래된 건물에 살면서도 재건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에서는 회현동과 신당2동 주택 2채와 약수시장 등 3곳이 D등급을 받았으며, E등급을 받은 회현동 본동시장은 2012년까지 철거할 예정이다.

안산과 백련산 자락을 끼고 있는 홍은동, 홍제동, 북아현동 등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곳들이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워낙 많은 ‘달동네’여서 폭우에 언제 피해를 입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인왕산과 개발제한구역으로 오랫동안 묶여 있는 홍제동 개미마을도 폭우 때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홀몸노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엔 216가구 46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29일 오전 8시 20분쯤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1층짜리 가건물의 담과 축대가 무너지면서 이 집에 사는 김모(54)씨가 숨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위험시설의 경우 D등급은 월1회, E등급은 월2회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며, 위험 상태에 따라 퇴거 등 강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재건축이나 이주 문제 등은 보상 등의 문제와 맞물려 있어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지만 노후 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강동삼·강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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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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