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산부인과…의료관광 새 모델

호텔에 산부인과…의료관광 새 모델

입력 2011-06-16 00:00
업데이트 2011-06-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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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호텔에 불임 전문 클리닉 개원중.러.동남아 고객 유입 기대…”높은 의료수준ㆍ비용 강점”

해외 의료관광객 10만명 시대를 앞두고 국내에 처음으로 호텔 건물에 불임 클리닉을 전문으로 하는 산부인과가 들어섰다.

최근 2∼3년 피부과 등 미용ㆍ성형 관련 병원이 호텔에서 개원했다가 실익이 없어 철수하는 등 병원-호텔의 네트워크 구축이 아직 초보단계인데, 산부인과는 ‘호텔 내 병원’ 모델로 성공하기에 강점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지자체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특급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에 의학박사 여성전문의 3명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서울 라헬 여성의원’이 문을 열었다.

이 병원은 부인과 질환 이외에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인공수정 등을 담당하는 난임 치료가 전문으로, 국내 환자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외국인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의료 관광의 새 모델이 되고 있다.

불임치료는 1978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험관아기 임신이 성공한 지 7년 만인 1985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 기술이 최상위권으로 인정받는 분야다.

특히 의료기술이 덜 발달했고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를 위주로 수요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불임치료를 받는 데 500만원 정도 들기 때문에 많게는 6배까지 비용이 차이 나는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도 환자를 유치하는데 강점이 있다.

지난 2주간 병원에는 이 호텔에 묵은 영국, 독일, 일본 국적의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등 하루 평균 국내외 환자 40~50명이 방문했다.

불임 등 산부인과 치료는 연속적이어야 하고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늑한 호텔방을 병실로 활용할 수 있는 ‘호텔 내 산부인과’가 좋은 결합이라는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배란을 유도해 난자를 뽑아내고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을 시킨 뒤 자궁에 집어넣어 착상시키기까지 통상 2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호텔에 머무르면서 시술받기에 부담없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희선(43) 원장은 “(수정란) 이식을 하고 푹 쉬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입원하는 게 아니라 호텔에 머무르면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환자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에 식당가, 카페, 스파, 헬스클럽 등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 불편 없이 건물 내에서 생활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도 산부인과의 발전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사업단 장경원 단장은 “산부인과는 여성암 등 중질병이나 불임시술에서 특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불임치료 수요가 높아진 데다 우리나라 불임시술 기술이 세계에서 거의 톱 수준이라 선진국에서도 불임시술을 받으려고 산부인과를 찾는 의료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의료사업단 진수남 단장은 “우리나라에서 이름난 병원들은 불임치료 성공률이 40%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최상위 수준”이라며 “관광공사에서도 산부인과 의료관광과 관련해 불임 쪽을 특화한 상품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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