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율고 도넘은 ‘학생부 조작’

특목·자율고 도넘은 ‘학생부 조작’

입력 2011-04-06 00:00
수정 2011-04-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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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교 30곳 특감 발표

서울의 모든 특목고·과학고·국제고를 포함한 일부 학교들이 학생들 대학 보내기에 목을 내건 형국이다. 도덕성은 물론 불법 여부도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듯하다. 시민들은 “이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특목고들의 이런 일탈과 반칙을 근절해 다른 일반고 학생들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5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대부분이 지난해 대학입시를 앞두고 학생들의 생활기록부(학생부) 내용을 임의로 정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보인고의 대규모 학생부 조작사건<서울신문 2월 9일자 10면> 이후 서울지역 308개 고교를 대상으로 학생부 정정 여부를 전수 조사한 뒤 이 중 상위 30개교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시행했다. 감사 결과 외고 6곳(대원·서울·대일·명덕·이화여자·한영외고), 과학고 2곳(서울·한성과학고)과 국제고 1곳(서울국제고) 등 모든 특목고·과학고·국제고에서 학생부 조작 기록이 발견됐다. 자율형사립고도 조사 대상 12개교 중 9개교에서, 일반고는 2개교 등에서 정정 사실이 드러났다.

A고교 3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학생의 1~2학년 진로희망란에 기재된 직업을 3학년(교수직 희망)과 같게 ‘외교관→교수’로 고쳤고, B고교 교사는 행동 특성란에서 ‘다소 다혈질적인’ 같은 부정적인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이들 대부분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요청으로 담임교사가 고쳐 준 경우였지만, 일부 학교는 자발적으로 학생부를 고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특히 특목고의 경우 교수나 변호사 등 부유층 학부모들이 주로 학생부 내용의 정정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사 담당자들은 해당 교사를 상대로 해명을 듣는 수준에서 조사를 마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가 성적 조작에 준하는 불법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청탁 대가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교육청은 “그런 사례가 한건도 적발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를 들어 ‘부실 감사’라는 비판도 터져나오고 있다.

문제 교사들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도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이번 특별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난 학교의 교장과 교감, 교사 227명에 대해 주의, 경고, 견책 등 경징계 조치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앞서 일선 고교의 학생부 조작 행위가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대입 신뢰성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비위라며, 관련자에 대해 파면 등 중징계를 지시한 상황이어서 시교육청이 “교육 바로 세우기보다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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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4-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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