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보건소 신종플루 진단장비

‘애물단지’ 보건소 신종플루 진단장비

입력 2010-04-07 00:00
수정 2010-04-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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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진단을 위해 서울시가 보급한 PCR 장비의 활용을 놓고 일선 보건소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사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거액을 들여 구입해 배치했으나 비싼 시약 값 탓에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6일 서울시에 따르면 PCR 장비는 신종플루가 한창 위력을 떨치던 지난 1월말~2월초에 시 산하 25개 보건소에 일제히 설치됐다. 지난해 신종플루 확산 당시 배정된 추가경정예산 500억원 중 30억원이 장비 구입에 소요됐다. 시는 시약 구입비 명목으로 각 자치구에 500만~1000만원의 예산을 따로 배정했다. PCR은 환자의 침, 소변, 혈액 등 가검물의 리보핵산을 채취해 신종플루 양성 여부를 판정하는 유전자 검사 장비다. 이르면 5시간 안에 양성 여부가 판명될 만큼 빠른 검사가 가능한 것이 이 기기의 장점이다. 시 관계자는 “당장은 각 보건소의 주요 사업인 성병과 결핵 검사에 활용될 것”이라며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권역별로 나눠서 집중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보건소에서는 PCR 장비 활용을 두고 고민이 적지 않다. A 보건소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 방식이기 때문에 정확도는 높지만 시약값이 너무 비싸다.”면서 “자치구별로 배분된 시 예산이 전부 소요되면 구비를 새로 배정해야 하지만 선뜻 예산을 배정할 자치구가 몇 곳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PCR장비를 이용한 성병 진단 검사를 놓고도 시·구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보건소 관계자는 “성병 검사는 보험이 적용돼 대부분 일반 비뇨기과병원을 찾는다.”면서 “보건소에서 검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그 용도로 PCR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시도 시약 값이 비싸다는 점은 인정한다. 시 관계자는 “성병 진단은 시약 값이 1만~1만 2000원 정도이고 결핵은 5만원 정도로 적지 않은 액수”라며 “하지만 한번 진단으로 다른 질병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재석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큰 그림으로 보면 거점 보건소를 중심으로 PCR장비를 설치할 필요는 있다.”면서 “하지만 병원에서도 오작동을 일으킬 만큼 민감한 장비이기 때문에 진단검사 전문의가 없는 보건소에서는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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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04-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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