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3災 겹친 9일간 구조… 큰 성과없이 추가희생 불러

[천안함 침몰 이후] 3災 겹친 9일간 구조… 큰 성과없이 추가희생 불러

입력 2010-04-05 00:00
수정 2010-04-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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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부터 수색중단까지

군(軍)의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이 아무런 성과 없이 3일 전면 중단됐다. 수중 구조에 뛰어들었던 해군 수중폭파팀(UDT) 베테랑 요원 한주호 준위가 희생된 데 이어 저인망 탐색에 나섰던 민간 어선 금양 98호 선원들이 귀항하다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해 희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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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와 직후의 미흡한 초동 대응, 사고 뒤 늑장 구호체계, 구조를 가로막은 악천후 등 3가지 난제가 겹쳐 ‘희생만 부른 구조’ 기록을 남기게 됐다.

군은 지난 1일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 발생 시간을 ‘3월26일 오후 9시22분’으로 확정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함미(艦尾·배 뒷부분) 쪽 승조원에 대한 탈출 명령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또 사고 발생 직후부터 생존자 58명을 구조한 인천 해경 501호가 도착한 당일 오후 10시15분까지 군의 직접적인 구조 작업은 전무했다.

해경보다 19분 앞선 오후 9시56분부터 해군 고속정 5척이 현장에 속속 도착했지만, 서치라이트를 비출 뿐 생존자 구조에는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군은 “고속정 접근으로 인한 파도와 선체 파손 우려 때문에 고속단정(RIB)이 있는 해경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진]천안함 수색작업 중단…인양 준비

고속정이 부이(부표) 설치 등 초동조치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이만 제대로 설치했더라도 늦게 가라앉은 함수(艦首·배 앞부분)를 찾는 데만 46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다.

또 옹진함·양양함 등 기뢰탐색함이 기뢰 위험이 없는 진해항에 머물러 있어 바다 밑 탐색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2함대 사령부나 부근에서 탐색함이 운용됐다면 사고 지점에서 180m 바다 밑에 가라앉은 함미를 찾는 데 이틀이나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 때문이다. 특히 함미는 실종자 46명 가운데 30여명이 머물렀을 것으로 알려진 데다 물속 한계 생존시간도 69시간으로 추정돼 재빠른 수색·구조가 절실했다.

천재(天災)에 견줄 만한 최악의 기상여건도 구조 손길을 막았다. 3~5m를 넘나드는 너울성 파도, 2~3도에 불과한 차가운 수온, 시속 5노트(시속 9.3㎞)의 사리 때의 빠른 물살, 30㎝ 앞도 분간되지 않는 시계(視界)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UDT 잠수사 170여명의 발목을 잡았다.

더구나 실종자가 몰려 있을 함미는 수심 45m에 빠져 있어 잠수 가능 범위인 30m 안팎을 훨씬 벗어나 있었다. 지난달 28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현장 투입이 허락된 민간 구조사들 역시 제대로 된 구조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지난 1일 전부 철수한 것도 잠수 환경에 맞지 않는 최악의 기상 여건 때문이었다.

잠수부이자 실종된 임재엽 하사의 친구 홍모(27)씨는 28일 구조 작업에 자원해 바다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어 치료를 받기도 했다. SSU·UDT 요원들이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최악의 기상은 이들에게도 엄청난 위험 요소였다. UDT의 ‘전설’, ‘사부’로 불렸던 베테랑 요원 한 준위가 30일 오후 저체온증을 호소해 후송됐지만 순직했다. 또 지난 2일에는 수중 수색 작업을 위해 지원된 민간어선 ‘금양 98호’가 수색을 마치고 조업장으로 돌아가다 충돌 사고로 침몰했다. 선원 9명 가운데 2명의 시신이 인양됐지만, 나머지 7명은 실종됐다.

안타깝게도 ‘생존자 구조’를 바랐던 기대는 물거품이 돼 버렸다. 3일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더 이상의 희생’을 우려해 구조 중단을 요청했다. 군은 이 요청을 받아들여 인양작업으로 전환했다. 9일간의 구조작업은 이렇게 희생만 남긴 채 성과 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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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04-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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