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제작 참여 7명이 밝힌 비화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제작 참여 7명이 밝힌 비화

입력 2010-03-30 00:00
수정 2010-03-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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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확장에 윗선 지시 1.5m 더 키워…구리 모자라 선박엔진·놋그릇 녹여 작업

“찰흙으로 동상 전체 모습을 만들 때만 해도 5m 정도였죠. 그런데 세종로 폭이 갑자기 100m로 확장되면서 1.5m를 높이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고, 그래서 당시 동양 최대였던 6.5m 크기의 동상이 탄생했습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상(像) 제작과정에 얽힌 여러 가지 비화가 새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이순신 장군상 보수를 위해 1968년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아나선 결과 점토조각, 주물작업 등에 참여하거나 가까이서 목격한 7명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아들이나 이웃 등 동상제작 참여자 주변인들의 제보도 15건이 확보됐다. 시는 제작 참여자들을 초청해 동상보수 과정에 자문을 얻고 있으며 당시 주물작업 및 기단부 시공방법 등을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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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설치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1968년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설치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재료 조달되는대로 작업… 재질·두께 고르지 못해

동상 제작자인 김세중(1986년 작고) 작가의 제자로 점토 조각에 참여했던 백현옥(70)씨는 “스승님 자택 마당의 플라스틱 가설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동상 크기가 커지면서 얼굴과 투구 등 상부는 천장을 뚫고 작업해야 했다.”면서 “스승님은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4~5시간씩 작업을 계속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동상 주조를 맡았던 대광공업사에서 기술자로 일했던 김주남(65)씨와 류용규(63)씨는 “당시 열악한 경제상황 때문에 구리 공급이 어려워 처음에는 국방부에서 가져온 탄피를 사용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주물 주입이 원활하지 않아 결국 해체된 선박에서 나온 엔진, 놋그릇, 놋숟가락과 같은 일반 고철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양이 모자라 재료가 조달되는 대로 조금씩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동상 재질과 두께가 고르지 못했고 색상 또한 균일하지 않아 짙은 청록색 페인트와 동분을 섞어 표면을 칠했다.”고 밝혔다.

●몸체 여섯조각 나눠 결합… 미군 구리용접봉 활용

동상 균열의 원인도 밝혀졌다. 워낙 커서 몸체를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 주조한 후 결합했다. 문제는 조각을 붙이는데 동상 재료와 같은 성분의 용접봉을 만들 기술이 없어 부산 미군부대에서 구해온 구리 용접봉을 활용했다. 이 때문에 동상 내부 용접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8t에 이르는 동상을 운반하고 세우는 일도 쉽지 않았다. 당시 화일전력의 크레인 기사였던 이기종(72)씨는 “춘천 청평댐에서 작업하던 중 광화문사거리로 크레인을 가져오라는 연락이 왔다.”면서 “그 크레인은 일본에서 수입한 최신 제품이었는데, 당시 그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비였다.”고 전했다.

또 “혹시나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대낮인데도 세종로의 모든 전차를 세웠다.”고 회고했다. 동상 건립은 서울신문사와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들은 주물기술자들과 함께 일본으로 동상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들에게서 입수한 증언과 기록물, 사진, 영상물 등 소장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동상 원형 복원에 활용하고 향후 광화문광장 충무공이야기 전시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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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3-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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