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냉이 타고 나들이… 진고개서 집뺏기 놀이”

“냉냉이 타고 나들이… 진고개서 집뺏기 놀이”

입력 2010-03-08 00:00
수정 2010-03-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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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토박이들 ‘사대문 안 추억’ 책으로

이원임 할머니는 1925년 서울 충신동에서 태어난 이후 85년간을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연지동 조양유치원을 다녔고 지금의 효제초등학교인 어의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했다. 경기여자고등보통학교(경기여고) 시절에는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좌익활동을 한 친구 오빠 수첩에 이름이 있다는 이유로 서대문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했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교사로 일하다 1975년부터 25년 동안은 일본어 강사로 일했다. 현재 안암동에 살고 있으며 수필을 집필 중이다. 그는 “서울에도 문을 열어놓고 물장사가 마음대로 들어와서 붓고 가도록 해도 도둑 걱정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1941년 경기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블루머를 입고 조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1941년 경기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블루머를 입고 조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1950년대 서울 중학천 빨래터 모습.  서울시 제공
1950년대 서울 중학천 빨래터 모습.
서울시 제공


●16명 경험담 생생히 담은 구술자료집

이 할머니처럼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엮은 구술자료집 ‘서울 토박이의 사대문 안 기억’이 8일 발간된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서울 근현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서울역사구술자료집’ 발간사업의 첫 번째 결실이다. 자료집은 이 할머니를 비롯해 1925~1938년 사이에 출생한 서울 토박이 16명이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사대문 안에 살면서 겪은 경험을 70여개 주제에 걸쳐 담고 있다.

●영천 동동구리무 장수 따라다니던 기억

토박이들에게 화신백화점과 탑골공원은 ‘놀이터’였다. 이들은 경적 대신 단 종소리가 맑고 냉냉거린다고 해 전차를 ‘냉냉이’라 불렀고 영천 동동구리무 장수를 따라다녔다는 공통된 기억도 있다. 1934년 통의동에서 태어난 김숙년 할머니는 “안국동 거리는 학생들이 넘쳐나는 젊음의 거리였다.”면서 “반면 집은 여인숙처럼 죽 늘어서 있었고 집 없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고 기억했다.

진고개에서 한 집뺏기 놀이, 일본인들이 만든 유곽에 쌓아 놓은 소금을 차고 달아난 기억 등 어린시절의 추억부터 광복 직후와 6·25전쟁 당시의 고통, 빠른 도시화 과정 속에서의 세태 변화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65년부터 계동 한옥에서 살아온 이형술 할아버지는 “한옥보존지구가 생기면서 집수리도 못하게 해 서울시와 주민들의 갈등이 심했다.”면서 “수십년에 걸친 논쟁과 혼란 끝에야 지금의 모습이 갖춰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다양한 계층의 구술 내용을 모아 자료집으로 묶는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문화정보네트워크(culture.seoul.go.kr)를 통해 전문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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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3-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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