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 안팎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3일 가채점 결과를 제출하기 위해 학교에 나온 수험생들은 대부분 표정이 밝았다.올해 수능이 예년에 비해 쉬워져 점수가 상향 평준화된 탓이다. 특히 올해부터 대학에서 학부제가 폐지되고 과별로 정원을 모집해 눈치작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선 학교와 학원가에는 진학 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서울 도곡동의 은광여고. 수험생들은 복도와 교실에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점수를 확인했다. 전날 이미 입시업체 사이트에서 가채점 결과로 대강의 등급을 확인한 탓인지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에 대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성적이 상위권인 정모(18)양은 “수리영역은 2~3문제가 어려웠고 과학탐구가 좀 어려웠지만 전부 90점대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중위권인 김모(18)양은 “지난 6월과 9월 모의고사보다 성적이 오르긴 했는데 다들 잘본 것 같아 원서를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이 학교 조효완(55) 3학년 부장교사는 “언어와 수리 영역이 쉽게 나와 대부분의 수험생이 점수가 올랐다.”면서 “점수가 인플레됐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정교한 입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시무룩한 수험생도 눈에 띄었다. 수시1학기 전형에 이미 합격한 학생들이다. 평소 모의고사 점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어도 쓸모가 없게 됐다. 서울 염리동 서울여고의 한 3학년 학생은 “외국어 영역이 어렵다는데 점수가 잘 나왔다. 언어와 수리도 점수가 많이 올라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점수의 상향 평준화 때문에 일선 학교와 학원가는 비상이 걸렸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는 “가채점 결과 언어와 수리는 쉽고 외국어는 약간 어렵게 나와 결과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중상위권대로 많이 몰려 하위권보다는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는 학부제 대신 과별로 인원을 모집하는 대학이 크게 늘면서 입학정원이 세분화되기 때문에 눈치작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는 “표준점수로 계산하면 점수가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대학별 영역 가중치나 입학 정원에 따라 당락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여러 변수를 고려해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희 오달란 박성국기자 haru@seoul.co.kr
2009-1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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