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DS 유죄 선고 안팎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 W) 헐값 발행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1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결정적인 근거는 바로 ‘7080원’이었다. BW의 적정가를 얼마로 보느냐가 면소와 유죄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을 떠나기 위해 측근들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 오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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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판부는 “이는 친·인척 사이의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를 목적으로 하는 매우 보수적인 기준”이라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이 취하기에 합당한 평가방법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선택한 것은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정 및 시행령’에 따른 방법이다. 이는 원래 기업공개시 유가증권을 분석하는 데 적용하는 방법이지만, 삼성SDS 사건 역시 제3자인 일반인을 상대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봤다.
이 방법에 따른 BW의 적정가는 1만 4230원이다. 재판부는 “BW 적정가가 실제 행사가격보다 1.5배 많은 경우 ‘현저하게 불공정한 가액’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사건에서는 적정가 1만 4230원이 실제 행사가 7150원보다 1.99배나 높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현저히 불공정한 가액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1999년 2월 발생한 삼성SDS 사건은 시민단체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에 고소·고발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섯 차례에 걸쳐 불기소·각하 내지는 기각 처분을 했고,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특검이 기소해 10년만에 진상이 밝혀지게 됐다.
특검과 이 전 회장 쪽은 모두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이상 대법원에서는 전과 같은 논리로 상고를 기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으로 촉발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법정 싸움은 이날 판결로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9-08-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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