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열렸으니 힘든 일에 더 도전을”

“문 활짝 열렸으니 힘든 일에 더 도전을”

입력 2009-07-02 00:00
수정 2009-07-0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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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창설 63주년… 첫 여성 조폭전담팀장 김화자 경위의 당부

“우리 땐 닫힌 문을 두드려서 열었어요. 이젠 문이 활짝 열렸으니 후배들도 힘든 일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1일 여경 창설의 날 63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2팀장인 김화자(48) 경위가 후배들에게 한 당부다. 김 팀장은 국내 최초의 여성 조폭전담팀장으로, 1981년 순경으로 시작해 28년째 경찰에 몸담고 있다.

여경은 1946년 창설된 뒤 1972년 여성순경 공채 정례화, 1989년 경찰대 여학생 입학 등의 변천사를 거쳤다. 현재 6392명의 여경이 근무하고 있다.

●“1980년대 여경은 귀찮은 존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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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자 강남경찰서 강력2팀장
김화자 강남경찰서 강력2팀장
김 팀장이 기억하는 1980년대 여경은 ‘귀찮은 존재’였다. 같은 공채 시험을 보고 들어왔지만 여경에게는 보직이 주어지지 않았다. 남성 150명을 뽑을 때 여성은 2명 남짓 뽑았다. 일을 시킨다기보다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강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김 팀장은 더 악착같이 매달렸다. ‘흰 눈밭에 처음 발자국을 찍는 심정으로’ 여경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경찰이 되고 나서 하루에 2~3시간 넘게 잔 적이 없어요. 개인적 영달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독하게 못했을 텐데, 내가 열심히 해야 후배들의 길이 트일 거라는 책임감 때문이었어요.”라고 김 팀장은 돌아봤다.

김 팀장은 후배들이 여성으로서의 특성을 십분 살리면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거친 남성들 틈에서 생활하지만 전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피의자를 대할 때나 행정 업무를 할 때 여경들은 남성들이 갖추지 못한 세심함과 친화력을 발휘할 수 있죠.”

여경은 전체 경찰관의 6.5%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비중은 급격히 떨어진다. 순경의 경우 18.8%, 경장의 11.9% 수준이지만 경사는 3.2%에 불과하다. 경무관은 이금형 충북경찰청 차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출신 여경들이 총경과 경정에 36명 포진하고 있어 향후 치안감 이상도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높다.

김 팀장은 후배들에게 “경찰은 편한 길보다는 불편한 길을 가야 하는 직업”이라면서 “예전보다 숫자가 많아졌으니 머지않아 여성 치안감도 나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으뜸 여경대상’에 김성순 경사

한편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여경 창설의 날 행사에서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김성순 경사가 ‘으뜸 여경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경위로 특진했다. 또 부산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 황영선 경장과 대전 대덕경찰서 생활안전계 황진영 경장이 경사로, 경북 경주경찰서 수사과 실종팀 손한선 순경은 경장으로 각각 특진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2009-07-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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