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5세<準고령족> 살기 더 힘들다

55~65세<準고령족> 살기 더 힘들다

입력 2009-06-15 00:00
수정 2009-06-1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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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활용·재취업 어려워 ‘인생 2모작’ 막막

55~65세 준고령족의 퇴직자들이 방황하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양산되고, 노년층마저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세태이긴 하지만 한때 사회에서 ‘잘나갔던’ 이들이 느끼는 고민은 또 다르다. 평생 한 직장에서 우물을 파 해박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무기지만 이를 활용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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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을 한 이후의 어정쩡한 나이여서 일찌감치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 2모작을 시작한 동년배들만큼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자녀들의 결혼 등 뒤치다꺼리도 남아 있고, 그래서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을 돈 되는 곳에 투자하자니 왠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활동을 접을 나이도 아니어서 이래저래 걱정이다.

●대부분 단순 노무직 월급도 적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에서 만난 임병기(63)씨도 이런 케이스다. 임씨는 돋보기 안경을 이마에 걸친 채 이력서를 채우는 데 바빴다. 임씨는 20년 이상 베트남과 태국 등지에서 정보기술(IT) 분야의 컨설턴트 등으로 일했다. 지난해 10월 영구 귀국한 임씨는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박람회에 들렀는데 대부분 단순 노무직이어서 실망스럽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그나마 베트남어 실력을 살릴 수 있겠다.”며 서울시가 뽑는 ‘다문화 어린이집 보육·놀이교사’ 부문에 지원했다.

30여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지내다 지난해 퇴직한 이모(61)씨는 행사가 끝날 시간이 다 됐는데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씨는 “건물 경비나 택배 배달 같은 일은 많지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이 없어 지원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은 “부장이나 임원을 마치고 퇴사한 분들의 경우 그동안의 경험 등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예를 많이 본다.”면서 “고학력의 능력 있는 퇴직자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대학 등에서 퇴직한 준고령층들을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학력자 등 재활용 대책 긴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55~65세는 우리 사회의 산업화를 일군 세대”라면서 “온갖 어려움을 억척스럽게 이겨내며 사회생활을 해 왔다는 자부심 때문에 은퇴 뒤에도 전문성을 인정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민간시장에서 젊은이들과 경쟁하게 하기보다는 외국어에 능통한 퇴직자에게 국제공항 가이드 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 제3섹터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대 설동훈 교수는 “인적자원 문제를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노동부 등이 상설 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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