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PE 검사법 카페인에도 반응… 정확도 떨어져
외국인이 취업하려면 꼭 거쳐야 하는 마약검사(TBPE)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마약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다 정확한 검사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27일 법무부에 따르면 취업비자(E2)를 받아 입국하는 외국인은 TBPE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게 돼 있다. 입국한 지 90일 이내에 외국인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때 제출하는 건강진단서에 TBPE 항목이 포함돼 있다. TBPE(TetraBromophenolPhthalein Ethyl ester) 검사는 필로폰, 암페타민, 모르핀, 헤로인, 코카인 등을 검색하는 시험이다. 양성일 경우 진단 키트에 색이 나타난다.
문제는 TBPE 검사가 마약성분만 식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TBPE가 감기약이나 카페인을 과다 복용했을 때도 반응을 보인다고 말한다. 감기약 성분인 에페드린이 마약과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마약감정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실제로 마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도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때문에 국내에서 마약사범을 판별하는 데 사용하지 않은 지 20년도 더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TBPE 검사가 무용지물이라는 건 마약 전문가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정확한 검사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실제로 검사를 하는 병원에선 TBPE를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임상병리사는 “TBPE가 다양한 약물에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마약전문 키트를 따로 사용하고 있다.”며 “TBPE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는데 도핑검사를 해보니 음성으로 나온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어차피 마약 투입 후 1주일이 지나면 검사에서 투약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 그렇다고 검사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조만간 국과수를 방문해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09-05-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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