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현충사 경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개·보수된 고택 및 사당 터, 왜구와 싸우다 숨진 셋째 아들 면의 묘소 등이 있는 임야가 경매에 나왔다. 25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따르면 사적155호 현충사 경내의 충무공 유허(遺墟) 3건과 문화재보호구역의 임야와 농지 4건 등 모두 7건(9만 8597㎡)에 대한 1차 경매가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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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현충사 경내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복원된 고택 모습. 현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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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현충사 경내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복원된 고택 모습. 현충사 제공
총 경매가는 19억 6000만원. 경매 청구자는 김모(70·충남 태안군 태안읍)씨로 지난해 11월 경매에 부쳤다. 청구금액은 7억원이다. 이 토지 소유자는 충무공의 15대 종부인 최모(53)씨로 거액의 빚을 진 뒤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왜 빚을 졌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땅은 최씨의 남편인 충무공의 15대 후손이 2002년 대를 잇지 못한 채 숨져 최씨에게 넘어갔다. 현충사 부지는 모두 57만여㎡로 최씨 소유 등 일부 토지를 빼면 전부 국유지다.
경매에 부쳐진 토지에는 충무공이 무과에 급제할 때까지 살았던 고택과 사당, 아들 면과 장인·장모 묘소 등 모두 7기의 묘소가 자리해 있다. 고택과 사당에서는 문중이 매년 음력 11월19일 충무공의 제사를 지내고 있고, 뒷산인 방화산은 충무공이 활쏘기와 말타기 등 무예를 익히던 곳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 옛집, 묘소와 임야에 있는 60년생 소나무 3869그루는 경매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했다. 현충사에서 9㎞쯤 떨어진 충무공 묘소도 이번 경매와 무관하다.
천안지원 관계자는 “사유재산이어서 낙찰을 받을 수는 있지만 문화재 시설이기 때문에 개발행위 등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엄승용 사적명승국장은 “2006년에 문제의 사유지를 매입하려다 종부 최씨와 문중간 갈등이 있어 포기했었다.”면서 “국가가 개인간 채무로 발생한 경매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충무공의 얼이 깃든 문화유적임을 감안해 예산을 편성,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덕수이씨 충무공파종회 회장 이재왕(65)씨는 “부끄럽다. 정부 매입이 불발되거나 유찰이 되면 친인척들의 찬조를 얻어 경매 부지를 낙찰받겠다.”면서 “최씨가 숨지면 양자를 들여서 충무공의 대를 잇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09-03-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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