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연수

수상한 연수

박창규 기자
입력 2008-11-11 00:00
수정 2008-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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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학교장·학부모 등 대상 교과서 연수

역사교과서 ‘연수’가 아닌 일방적 재선정 ‘권고’였다. 서울시교육청이 10일 학교장,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과서 연수는 결국 근현대사 교과서 재선정을 독려하는 장에 불과했다.“연수가 사실상의 재선정 압력이 될 수도 있다.”던 일각의 우려는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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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이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 교과로 가르치는 고등학교의 교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수에서 공정택(앞줄 가운데) 서울시교육감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이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 교과로 가르치는 고등학교의 교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수에서 공정택(앞줄 가운데) 서울시교육감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연수 시작부터 심상찮았다. 오전 10시 시교육청 본청 연단에 오른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편향된 교과서로는 균형 잡힌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심어주기 어렵다.”면서 “각 학교에서 균형 잡힌 교과서를 선정,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했다.240명의 서울시내 고등학교 교장들 앞이었다.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재선정 강권으로도 비쳐질 수 있었다.

연수 내용은 지난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권고안과 같았다. 그러나 사실상 재선정을 강요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성기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이렇게 논란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교과서라는 걸 말해준다.”며 “많은 학교가 초기에 선정한 교과서를 관행적으로 쓰는데 선정 절차를 밟아 다시 수정주문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과장은 “어려움이 많지만 균형 잡힌 교과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학교장들의 확고한 의지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정면돌파를 주문하기도 했다. 연수를 마친 학교장들은 대부분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그러나 일부는 “교과서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됐다.”며 “ 균형있는 시각을 가진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데 동감한다.”고 언급, 실제 교과서 재선정에 나설 의사임을 내비쳤다.

전교조 임병구 대변인 직무대행은 “결국 이번 연수가 학교장 등에게 영향을 끼쳐 교과서를 바꾸려는 의도였음이 분명해졌다.”며 강력 반발했다.

내년 1학기에 고교 2, 3학년이 배우게 될 근·현대사는 현재 학교별로 주문이 끝난 상태다. 그러나 검정도서 선정 절차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는 주문을 변경할 수 있다.

한편 정부의 검인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수정 권고안에 반발하는 역사학계 서명과 모금 운동을 주도한 한국역사연구회(회장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10일 오전 11시 이 운동을 마무리한 결과,660명이 서명하고 1455만8301원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역사연구회는 서명자 명단과 함께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교과서 수정 작업을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전국 및 해외 역사학자 선언문’을 광고로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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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1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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