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노예소녀’ 장관 되다

파라과이 ‘노예소녀’ 장관 되다

송한수 기자
입력 2008-08-21 00:00
수정 2008-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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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때 납치되어 강제노동 시달리던 원주민 음비왕기 여사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취임한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이 이끄는 새 내각의 원주민 정책을 다루는 내무장관에 마르가리타 음비왕기(46)가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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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으로서는 처음 장관에 기용된 음비왕기는 19일 파라과이 채널2 방송에서 “지금까지 했던 대로 원주민들을 돕되, 다른 이해 당사자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4세 때 정글에서 납치된 뒤 여기저기 농장으로 옮겨 다니며 7∼8년 동안 강제노동에 시달린 쓰라린 전력을 갖고 있다. 다행히도 학교에는 다닐 수 있어서 글을 읽고 외국어도 배울 수 있었다. 어느 날 학교에 갔다가 수소문하던 가족과 연락이 닿아 풀려났다.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음비왕기는 원주민들을 위한 인권운동을 펴다 지난 4월 말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총선을 통해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하는 인디언 원주민 선거구에서 상원에 당선됐다.

원주민들은 그녀가 여당에 들어감으로써 혹시 기득권층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걱정도 없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음비왕기는 “원주민들에겐 숲이 어머니이자 생명이요, 현재이자 미래”라면서 “원주민과 정착민 사이의 토지를 둘러싼 다툼은 재산권이 걸린 문제일 뿐만 아니라 나라의 장래가 걸린 삼림자원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8-08-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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