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피맛골-청진동 해장국 골목 24층 빌딩숲에 묻힌다

600년 피맛골-청진동 해장국 골목 24층 빌딩숲에 묻힌다

한준규 기자
입력 2008-07-29 00:00
수정 2008-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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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존노력에도 맛집들 떠나

600년간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피맛골과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장소인 청진동 해장국골목 일대가 거대한 24층 빌딩 숲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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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는 청진구역 재개발 계획에 따라 이 지역에 지하 7층, 지상 24층 연면적 최대 15만 9934㎡(4만 8000여평)의 오피스 빌딩 4개가 들어선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옛 정취가 가득했던 맛집들이 사라지고 이곳은 현재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SC제일은행 본점 등과 함께 2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군이 어우러지는 오피스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피맛골의 추억을 살리기 위해 ‘피맛골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복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70년 전통의 한일관은 이미 문을 닫고 강남구 신사동으로 자리를 옮겨 11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청진동 해장국의 원조격인 청진옥은 71년간의 애환을 뒤로 하고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 1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자장면을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신승관과 생태찌개로 유명했던 ‘안성또순이’ 등 대부분의 맛집도 이 지역을 떠났다.

청진옥의 최준용(40) 사장은 “사실상 피맛골은 무늬만 있지 그 안에서 살아 숨쉬던 식당들은 모두 떠났다.”면서 “재개발도 좋지만 피맛골, 청진동 해장국골목 등을 보존하려는 정책적 배려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19개 지구로 나눠진 청진구역 재개발은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6지구의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를 시작으로 7지구 삼공빌딩이 이미 들어섰다. 이주를 시작한 1지구와 5지구에는 각각 메트로PFV와 동림도시개발이 지하 6층, 지상 23층의 오피스 빌딩을 짓는다.

또 국도개발과 G.L.PFV원은 ‘열차집´,‘서린낙지´ 등이 있던 2∼3지구와 12∼16지구를 하나로 묶어 지하7층, 지상24층짜리 초대형 빌딩으로 개발한다. 하지만 9∼11지구와 17∼18지구는 개발에서 제외됐다.

지하로 지하철 5호선이 지나가는 이 지역은 ‘지하철 통과에 따른 지상권보상’으로 50년간 지하 개발권을 도시철도공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농민신문사가 있는 8지구와 건물주가 재개발에 반대한 4지구는 현재 모습대로 남는다.

조영수 종로구 도시계획과 팀장은 “건물주의 ‘동의’가 없는 2개 지구를 빼고는 이미 개발이 시작됐다.”면서 “1지구와 5지구는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이르면 올해 말이면 공사를 시작하고 나머지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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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8-07-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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