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마리 한우가 희망의 다리”

“50마리 한우가 희망의 다리”

오상도 기자
입력 2008-04-18 00:00
수정 2008-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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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애극복상 받는 ‘휠체어 카우보이’ 김용국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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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송곡리의 목장주 김용국(58)씨는 다른 축산업자와 조금 다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우 50여마리에 정성스레 사료를 먹이고 축사를 청소한 뒤 차를 몰고 장을 봐오는 것은 여느 목장주와 다를 바 없다. 수입도 도회지 샐러리맨을 웃돈다.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둔 중년의 가장이라는 점도 평범하기 그지없다. 다만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다.’는 점(지체장애1급)이 남과 조금 다를 뿐이다.

김씨는 1982년 새해 첫날을 잊지 못한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악몽’을 꿨기 때문이다. 아내와 딸들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장호원시장으로 향하던 김씨는 마주오던 12t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씨와 가족들은 생계가 어려워 떨어져 살다가 2개월여 만에 다시 만난 터였다.

눈을 떴을 때 그의 손은 침대에 묶여 있었다. 아내는 “다리를 조금 다쳤을 뿐”이라고 위로했지만 사흘 뒤 허벅지 부위가 절단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설마했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왔던 때”라며 “입원실이 떠나가도록 소리도 질러봤고, 왜 살려뒀냐며 울분도 토했다.”고 회상했다.2년 가까이 술독에 빠져 살던 그가 방황을 끝낸 것은 ‘핏줄의 힘’ 덕분. 사고 2년 뒤 얻은 첫 아들로 인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처음 개와 돼지를 길러봤지만 그나마 갖고 있던 보상금마저 날렸다. 소 7마리로 시작한 한우 사육은 90년대 중반 65마리까지 불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2억여원의 채무만 남았다.

그로부터 10년 뒤 김씨는 다시 50여마리 한우를 기르는 목장주로 일어섰다.1990년부터는 장애인들과 음성군교통장애인협회를 설립해 17년간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둔 18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다른 장애인 4명과 함께 ‘올해의 장애극복상’을 수상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8-04-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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