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고 패자만 잔뜩 있는 등급제
수험생들에게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었다. 모든 과목이 1등급이 나온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등급제로 나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문제를 틀려 수리 가형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대원여고 3학년 신정현양은 “수리 가형만 3개 틀려서 3등급이 나오고, 다른 과목은 다 1등급이 나왔다.”면서 “3개 틀렸는데 3등급이라니 믿을 수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그는 “학원에서 1등을 하던 친구는 다른 것은 다 만점을 맞았는데 수리 가형에서 4점짜리 한개 틀려서 2등급이 나와 버렸다.”면서 “496점 총점이면 아무 곳이나 골라서 갈 수 있었는데 등급제로 힘들게 됐다. 이건 좀 심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총점은 높으나 한 두 과목에서 집중적으로 틀려 등급이 낮아진 학생들은 재수를 결심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의 휘문고 3학년 백승호군은 “수리·외국어 등 대부분이 1등급인데 언어영역만 4등급이 나와 대학 선택에 큰 제한을 받게 됐다.”면서 “모든 대학에서 언어영역을 필수 과목으로 넣는데 4등급이 나왔으니 목표로 했던 고대 경영학과가 물 건너갔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리 나형은 1등급 컷이 낮은데 100점을 받으나마나인 것 아니냐.”면서 “등급제가 싫다.”고 말했다.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하기도 했던 이승엽(18)군은 “언어가 약 2점 차이로 2등급이 나왔고 평소 거의 1등급을 받았던 사회탐구 두개 과목이 간발의 차이로 2∼3등급이 나왔다.”면서 “지금 점수로는 재수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너도 나도 “등급제 피해자”
피해자라는 생각은 중·하위권도 마찬가지였다. 명확한 점수 확인 없이 가채점 결과만 가지고 자신의 등급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휘문고 김준우(18)군은 답지에 잘못 옮겨 적는 바람에 2등급이 나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언어·수리·외국어가 모두 2∼4점차로 2등급이 나왔다.”면서 “외국어영역에서 답지보고 답을 적을 때 잘못 적은 게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잘 안 나온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교사들 진학지도 ‘비상’
교사들은 억울해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진학 지도할지 난감해 하는 표정이다. 반포고 박복현 3학년 부장교사는 “수리 가형에서 한개를 틀려 2등급이 나온 학생들은 한 문제 실수로 인생을 달리하게 될 수도 있게 된 셈이다.”면서 “난이도 조절이 제대로 안돼서 운이 많이 작용하게 된 것이어서 재수를 하겠다는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휘문고 3학년 1반 김형권 담임교사도 “억울한 것은 문제가 쉽게 출제돼 평소 모의고사보다 상대적으로 등급이 하나씩 떨어진 학생들인데 이들에게는 소신지원을 권할 생각이다.”면서 “등급제로 진학지도가 더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재희 신혜원 황비웅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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