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씨,李연루의혹 집착 왜?

[단독] 김씨,李연루의혹 집착 왜?

유지혜 기자
입력 2007-12-04 00:00
수정 2007-12-0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구속된 김경준씨 측은 자신과 누나 에리카 김, 부인 이보라씨와 어머니까지 모두 나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소유 의혹을 부추겨 왔다. 하지만 김씨 측이 제출한 계약서는 가짜라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왜 김씨가 이 후보의 연루의혹 제기에 집착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감옥행이 뻔한 한국행을 자진해서 선택한 이유 또한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이미지 확대
BBK 공금횡령 및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발표가 임박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에서 간부회의를 끝낸 임채진(가운데) 검찰총장이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BBK 공금횡령 및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발표가 임박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에서 간부회의를 끝낸 임채진(가운데) 검찰총장이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서울신문은 3일 국내에서 활동 중인 미국변호사들의 자문을 받아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 자료와 김씨의 범죄인 인도 청구서 등을 분석한 결과 김씨의 ‘BBK 드라마’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주가조작 이득금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옵셔널 벤처스의 후신인 옵셔널 캐피털은 지난 2004년 6월 조직범죄 피해자 보상법(RICO)에 따라 김씨, 에리카 김, 이보라씨와 주가조작에 동원한 페이퍼 컴퍼니들을 상대로 3000만 달러(약 2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김씨는 2005년 5월20일 이 후보를 ‘제3의 피고’로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제3의 피고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인물을 소송 중간에 새로운 피고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만약 법원이 이 사건에서 이 후보의 무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후보도 피고에 편입돼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지게 된다는 것.

미국 변호사 A씨는 “피고측 전체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김씨는 이 후보를 대상으로 별도의 재판 없이 ‘재산 회복’을 청구, 배상액 중 일부를 이 후보로 하여금 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제3의 피고 신청과 함께 배심제도 요청했다. 미국변호사 B씨는 “에리카 김 등이 사건의 주요 고비마다 중요한 자료를 하나 둘씩 공개하며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배심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김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주가조작으로 챙긴 이득금을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씨는 BBK계좌를 이용한 가장매매를 통해 주가를 조작한 뒤 외국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이득금을 빼돌린다. 옵셔널 벤처스의 최대주주였던 블랙스톤 인베스트먼트와 AM파파스는 단기차익을 챙긴 뒤 불과 두 달 차이로 각각 298만주(주당 1400∼1700원)와 95만주(주당 1618원)를 처분했다.

이렇게 주가조작으로 챙긴 돈은 모두 페이퍼 컴퍼니들의 해외계좌로 빠져나갔다. 해외계좌 추적은 우리 검찰의 권한만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김씨가 한국에 돌아오면 행위지법에 따라 형사처벌은 한국에서 받지만, 한국의 사법력이 미치지 않는 미국 계좌의 범죄수익은 그대로 챙기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미국 변호사 C씨는 이에 대해 “미국 검찰 및 금융기관과의 공조가 아주 긴밀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해외 계좌로 빠져나간 자금에 대해서는 밝혀내기 힘들다.”면서 “이 돈을 환수하려면 직접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수사 마무리를 하면서도 계좌추적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7-12-04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