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논술 속앓이

교사들 논술 속앓이

김정은 기자
입력 2007-11-30 00:00
수정 2007-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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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기준 모호하고 사교육에 맡길수도 없고

대입 정시모집을 앞두고 일선 고등학교들이 대학별 논술고사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르치는 데 한계가 많지만, 그렇다고 사교육 시장으로 아이들을 내몰 수도 없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는 수능 시험과는 달리 대학별 특징과 출제 경향이 모두 달라 맞춤형 교육이 필수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이에 맞춰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논술교육 내실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부가 “현실을 모르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교육부 “사설교육기관 모의고사 금지”

고등학교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은 평가 문제다. 지난해부터 열풍이 불었던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어떻게 가르칠지는 알고 있지만 수능과는 달리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일반계 고교에서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은 많아야 30∼50명에 불과하다. 교사들끼리 팀을 짜 연구하고, 연수도 받아 첨삭지도까지 하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객관적인 논술 실력을 알고 싶어 한다. 때문에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 기관에서 운영하는 논술 모의고사로 몰리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논술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사설업체는 줄잡아 10여개에 이른다. 가격은 한 차례 응시에 2만 5000∼3만 5000원 정도다.

문제는 이런 사설 모의고사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적지 않은 고등학교들이 사설 모의고사를 꺼리는 이유다. 한국교원대부설고 임근수 교사는 “사설 모의고사는 논제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이 워낙 들쭉날쭉해 실제 입시 결과와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모의고사를 보려면 최소한 1만여명은 되어야 객관적인 자신의 실력을 알 수 있는데 사설 모의고사는 객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져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설 모의고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일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보는 것까지 금지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지적이다. 현재 교육부는 수능 모의고사를 비롯해 사설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어떤 형태의 모의고사에도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고 성적을 지나치게 서열화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지 29일자 1면에 보도한 ‘학원에 교단 내준 논술수업’ 기사와 관련,29일 대원외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설 모의고사 금지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다.

●학부모 “공동구매식 논술시험 땐 응시료 싸져”

서울 S고의 한 교사는 이에 대해 “논술 모의고사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만들기 어렵다.”면서 “(거의)모든 고등학교들이 사설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D고의 한 교사도 “논술 실력은 전국 단위로 비교하기 힘들지만 교육청에서 모의고사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교육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원외고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모씨는 “외고의 경우 어차피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술을 준비하는데 개별적으로 학원에서 응시할 때에 비해 맞춤형으로 모의고사를 치르면 오히려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답답해했다. 서울 H고 이모 교사는 “모의고사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방법이 없지 않으냐.”면서 “공동구매식으로 치르면 응시료가 싸져 학부모들의 동의만 있으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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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서재희 황비웅 김정은기자 patrick@seoul.co.kr
2007-1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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