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자율화 추진계획 뭘 담았나

대학자율화 추진계획 뭘 담았나

서재희 기자
입력 2007-08-03 00:00
수정 2007-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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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자율화 추진 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학생 정원 분야다. 국·공립대 모집단위를 학부제에서 일부에 한해 학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1998년 모집단위를 학부제로 광역화한 지 10년 만에 학과제 운영을 허용한 셈이다.

학부제는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만 지원하는 폐단을 줄이고, 전공을 정하기 전 다양한 학문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사립대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반면,44개 국·공립대는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초학문 학과나 비인기 학과가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찬밥’ 신세로 전락하면서 기초 학문이 고사될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교육부의 계획대로라면 2009학년도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국·공립대들은 일부이지만 학과 단위로 학생을 뽑을 수 있게 된다. 당장 서울대부터 학과제 환원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인기 학과가 학과제 전환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양호환 교무부처장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인문대·사회대·사범대 등 일부 단과대의 학과제 환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학내 여론을 모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학 분야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장기 차입을 제외하고 사학법인이 자율적으로 빚을 얻어 쓸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사립대의 재정 운영에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 이기봉 대학정책과장은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는 대학의 재정 상태를 판단할 것이고, 일정 규모 이상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학이 파산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사 운영 분야에서는 국내외 대학의 공동학위에 관한 규제를 없애 해외 대학에서 공부한 기간에 상관없이 두 대학의 공동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국내 대학에서 교육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경우에 한해 공동학위를 인정하고 있다. 학교 설립·이전과 관련해서는 학교기업을 교지(校地) 밖에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의 자율화 계획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별 쓸모 없는 내용만 자율화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빠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학들이 제안한 요구 사항 가운데 교육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항목은 학생 정원과 학사 운영, 교직원 인사, 재정 등의 분야에서 38건에 이른다. 규제를 유지하는 이유도 ‘논의 대상이 아니라거나 현재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 곤란하다, 불합리하다.’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사범대학장은 “사범대 학과 간 정원 조정은 지금도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육부가 자율화를 이유로 생색만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재천 서재희기자 patrick@seoul.co.kr
2007-08-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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