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장 모르쇠는 ‘청와대 지키기’?

이청장 모르쇠는 ‘청와대 지키기’?

이경원 기자
입력 2007-05-29 00:00
수정 2007-05-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택순 경찰청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해 언제 처음 알았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지난 25일 경찰청 감찰조사 결과로 사표를 내고 물러난 홍영기 전 서울청장 등에게 보고된 폭행 첩보가 이 청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고, 만일 이 청장에게 보고됐다면 청와대 치안비서관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청장은 28일 감찰조사 결과 발표 뒤 처음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이 청장 혼자만 48일간 ‘왕따’?

이 청장이 처음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사건 발생 48일 만인 지난달 24일이다. 이 청장은 지난 4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보고에서 “미국 출장 중 언론에 보도(4월24일)되면서 진상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청 감찰조사 결과 홍 전 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3월15일을 전후해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문점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찰이 첩보를 입수한 것도 사건 발생 직후인 3월9일이었다. 또 남승기 서울청 광역수사대장에게 보고했고, 남 대장은 직위해제된 한기민 서울청 형사과장과 김학배 서울청 수사부장에게 3월13∼15일쯤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곧바로 홍 전 청장에게도 구두보고가 이뤄졌다. 또 3월26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범죄 첩보 보고서’가 전달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던 사안이었지만 이 청장과 본청(경찰청)만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정보 라인 통한 보고도 없었나?

이 청장이 범죄 첩보보고를 통해 보고받지 못했더라도 정보라인을 통해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복폭행 사건은 발생 4일 뒤인 3월13일 이른바 ‘치라시’로 불리는 한 유료 정보지에도 실렸다. 정보지의 경우 통상적으로 경찰의 ‘밑바닥’ 정보 등이 기초로 작성되는 점을 감안할 때 경찰 정보라인에서도 이미 이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선 경찰서 정보과 형사는 “대기업 회장과 관련된 이 정도 사안의 정보는 통상적으로 보고라인에서 누락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취합한 정보는 일선 경찰서를 거쳐 지방청 정보라인과 본청 정보라인을 통해 정보국장과 경찰청장에게 보고되는 것이 통상적인 수순이다.

전화 로비 전혀 없었나?

지금까지 이 청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 통의 전화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이 청장과 고교 동창인 한화증권 A고문이 이 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곳곳에서 제기됐지만 양측에 통화 여부를 구두로 물어 보는 형식적인 확인 작업에 그쳤다.

지난 4일 행자위에서 김재원 의원은 “고교 동창인 한화증권 A고문과 친한 사이가 아니냐.”며 청탁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청장은 “그냥 동창이다. 사건 발생 이후 본건과 관련해 A고문을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이 “본건과 관련 없이는 만난 적 있다는 얘기냐.”고 거듭 따지자, 이 청장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홍 전 서울청장 등에게 전화를 건 최기문(전 경찰청장) 한화그룹 고문의 전화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못 받았다.’ 주장의 속내는?

경찰 안팎에서는 이 청장이 보고를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파문이 더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만일 이 청장이 재벌 총수의 이름이 거론된 이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도 보고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실상 중요 정보는 경찰청장 또는 정보국장을 통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순리다. 이 청장은 2004년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냈다.

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2007-05-29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