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경찰조사에서 납치에 개입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사건을 주도한 것은 윤씨와 김 변호사”라고 강조했다. 구속된 골프장 사장 외삼촌 윤씨와 부장검사 출신의 김 변호사는 그동안 사건의 주된 책임을 정씨에게 미뤄왔다.
김 변호사는 “정씨가 요구해 가짜 체포영장을 만들어줬고, 사건 전후로 정씨에게서 각종 협박을 받았다.”며 정씨가 사건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관련자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성향을 감안할 때 정씨 이야기도 믿을 수는 없어 경찰은 아직까지 이 사건의 주모자를 단정짓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또 “납치의 대가로 윤씨로부터 15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경찰 발표를 전면 부인했다. 김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는 조건으로 가담했다는 것이다. 금전적 보상없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지만,1500억원은 납치의 대가치고는 천문학적 액수여서 경찰의 발표도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 설의 근거는 ‘정XX 1500억원’이라고 쓰여진 윤씨의 메모가 전부일 뿐 관련자들의 구체적 진술은 없다.
납치극을 누가 제의했는지도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6일전 윤씨와 김 변호사, 정씨 등이 음식점에서 만나 공모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연스럽게 골프장 분쟁 당사자인 윤씨가 납치를 제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김 변호사나 정씨가 조카와 골프장 문제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씨에게 역으로 제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변호사와 정씨는 지난해 여름 김 변호사 선배 소개로 알게 돼 술자리와 골프를 함께 하며 친해졌다.
김 변호사는 또 2001년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근무할 때 사건 참고인인 윤씨를 알게 돼 친분을 쌓았다. 윤씨와 정씨 중심에 김 변호사가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김 변호사의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