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조국애 영원하리”

“그대 조국애 영원하리”

입력 2007-03-03 00:00
수정 2007-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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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지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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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에서 무장세력의 폭탄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27) 하사의 유해가 2일 오전 7시 아시아나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장례식장 지하 1층 4호 분향실에 차려진 빈소에는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윤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65)씨와 어머니 이창희(59)씨는 금쪽 같은 아들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슬픔과 왕복 20여시간의 비행 탓인지 눈이 충혈되고 침통한 표정 속에 조문객을 맞았다. 특히 윤씨는 추도 예배중 복받치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아버지 윤씨는 “쿠웨이트에서 아들의 얼굴을 봤는데 잠만 자고 있더라. 오랫동안 못 봤으니 화장터에 가는 순간까지 영안실에 가서 보고 또 볼 생각이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어머니 이씨도 “국민들이 장호를 아껴 주셔서 고맙다. 하루라도 더 곁에 두고 보고 싶다. 오랫동안 같이 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인과 함께했던 다산부대원들이 먼저 빈소를 찾았다. 조재식(28) 대위는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국가여서 음주가 금지돼 있다.(한국으로) 복귀하면 옛날 다니던 회사 근처에서 같이 식사하기로 약속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두 달간 함께 통역병으로 근무한 유성관(22) 상병은 “최고 선임병으로서 항상 밝은 얼굴로 도와주려 했다.”면서 “이렇게 돼서… 조금만 있었어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기 전에 특전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엄선호(22) 병장은 “아직도 안 믿긴다. 동기라기보다 큰 일, 작은 일 가리지 않고 앞장서 부대원을 감싸 주는 큰형 같은 존재였다.”면서 “4월에 돌아오면 단골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기로 했는데 (다음 세상에서라도) 다시 만나 꼭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인디애나대 경영학과 동창인 박철환(28·회사원)씨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최근까지 이메일로 연락해 왔다.”면서 “그 친구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다시 만나 얘기 나눌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겠다.”고 밝혔다.

대학친구 구충희(27)씨는 “아프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싶다고 계속 말했다.”면서 “내가 말렸지만 가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빈소에는 한명숙 국무총리와 윤병세 통일외교안보수석, 김장수 국방부장관 등이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미 정부가 순직한 외국 군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동성무공훈장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평화활동가 20여명은 낮 12시37분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횡단보도에서 윤 하사의 나이를 나타내는 27분간 ‘플래시 몹’ 퍼포먼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이 ‘죽음의 저글링 파병을 멈춰라.’라는 구호를 외칠 때마다 군복 차림의 사람이 일어나 “사람의 목숨은 저글링 놀이가 아니다.”라며 저글링을 펼쳤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추모의 글이 쇄도했다. 아이디 ‘nalsenne’는 “하늘마저 우는가 봅니다. 님의 고귀한 정신 후세에 기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이 땅에 전쟁이 없는 그날을 기다리며…”라고 적었다. 아이디 ‘원미애’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가족분들 모두 힘내세요.”라고 안타까워했다.

성남 윤상돈·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7-03-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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