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물류학박사 학위를 받는 이원동(46)씨는 그간의 고생길이 떠오르는 듯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는 다음달 15일 인천대에서 ‘덤프트럭 운송시장 특성을 감안한 협업적 차량경로관리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물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2004년 인천대에 국내 처음으로 동북아물류전문대학원(원장 옥동석)이 설립되면서 첫 기수로 박사과정에 승선했다. 함께 입학했던 10여명의 동기 중 이씨를 포함해 단 2명만이 졸업장을 받는다. 한국 물류학박사 1호의 길이 얼마나 지난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직장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주말에는 거의 도서관에 살다시피 했고, 본격적으로 논문을 집필하던 3개월간은 밥 먹듯이 밤샘을 해야 했지요. 하지만 성취감에 힘든 줄 몰랐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적당히 학위만 얻는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박사과정 3년차에 아예 다니던 물류회사마저 그만두고 학업에만 매진한 것도 이 길에 대한 확신과 포부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논문을 쓰기 위해 수도권 덤프트럭 운송시장의 차량경로와 건자재 물류시장 원리를 분석하면서 무려 6만 2500노드(교점) 수를 설정해 실험했다. 기존의 관련 연구는 1000노드 정도 실험에 그쳤다.
그는 차량위치추적시스템(GPS)과 전자지도(GIS)를 활용해 물류프로세스를 개설·개발하는 전산개발(ITS) 부문에 종사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물류 방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의 연구 성과는 건자재 물류 시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의미가 크다.
수도권 덤프트럭 운송시장을 협업적 차량경로관리를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물류학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발주자에겐 운송비용 절감을, 차주에게는 수익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유익한 결과를 산출했다는 의의도 크다.
이씨는 “각종 규제와 높은 기름값으로 인해 물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물류 산업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