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석궁테러’ 파문] 테러부른 수학문제

[‘판사 석궁테러’ 파문] 테러부른 수학문제

김효섭 기자
입력 2007-01-17 00:00
수정 200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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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학교수를 테러범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수학문제 출제 오류 논쟁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모 대학은 1995년도 대학별 고사 수학Ⅱ의 7번 주관식 문제를 출제했다. 당시 채점위원이었던 김명호 교수는 “문제의 전제 조건 자체에 모순이 있는 만큼 전원 만점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름의 ‘모범답안’을 내놨다.‘문제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1996년 3월 전국 44개 대학 수학과 교수 189명은 “문항에서 제시된 가정을 만족하는 벡터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제시한 모범답안은 잘못을 호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김씨의 이의 제기는 정당했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명을 주도했던 계승혁 서울대 교수는 16일 “수학 전공자의 입장에서 문제의 오류가 너무도 분명했다. 김 교수의 연구실적도 우수해서 탄원서를 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한 대한수학회장은 “입시 오류 문제가 불거진 1996년 3월 당시 대한수학회가 법원의 사실 조회 요청에 대해 ‘답변 불가’라고 회신한 것은 입시 문제 논란에 개입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조만간 논의해 이사회를 소집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대한수학회 차원이 아니라 수학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삼갔다. 대학 관계자는 “12년전 일이다.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줄도 몰랐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의 행동과 평소 수업 때 얘기를 들어보면 교수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의 학문적 연구업적에 관한 부분은 재임용 거부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지치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씨가 이 대학에서 연구능력과 연구실적은 평균 이상인 B등급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김씨는 학교측으로부터 학생 생활지도 능력과 실적,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등에 대해 평균 이하인 D·E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일영 김효섭기자 argus@seoul.co.kr

2007-0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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