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불법인 줄 알지만…”

현대차 노조 “불법인 줄 알지만…”

강원식 기자
입력 2007-01-16 00:00
수정 2007-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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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성과급 차등지급에 반발해 15일 파업을 강행하자 상당수 근로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이번 현대차 노조의 파업 성격과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이번 노조의 파업은 불법파업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노조도 “합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불법 파업이다.”고 밝혔다.

파업의 원인은 성과급 차등지급에 대한 노사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

노사는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성과급은 생산목표 달성 실적에 따라 100%를 달성하면 통상 급여 기준 150%, 목표를 95% 이상 달성하면 100%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 따라 회사측은 지난 연말에 1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은 지금까지 생산목표 달성과 관계없이 관행적으로 최고치를 지급했다.”며 반발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

노조는 “회사가 다 주겠다고 약속한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회사측은 “녹취록 내용 중 일부를 노조가 유리하도록 고쳤다.”고 맞서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측은 이날 “노조의 녹취록에는 ‘…100%가 됐을 때 주겠다는 것이지.’라는 윤여철 현대차 사장의 발언이 빠져 있다.”고 반박했다. 노사가 서로 고소·고발을 한 상태여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노사는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에는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화 형식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노조는 지난해 단체협약이 미진해 노사가 해석상의 혼돈을 빚어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보충교섭’을 갖고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연말에 지급한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했던 합의서에 따라 지급을 완료한 사안이라 추가 교섭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자세다. 다만 노사 간부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갖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에도 이번 기회에 여론을 업고 강성 노조를 길들이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아울러 노조 집행부도 노조간부 비리로 실추된 이미지를 벗고 차기 선거에서 신임을 받으려는 수단으로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변의 해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보인다.

이처럼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와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여기에다 울산 지역 민주노총도 연대파업을 예고해 현대차 노사문제가 다른 사업장으로 번질 조짐마저 나타난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날 낮 12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집회가 열리는 동안 대의원 등이 회사 각 출입문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회사를 출입하는 외부인 등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출정식에는 1만 7000여명의 주간조 근로자 가운데 5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붉은 조끼를 입은 노조 대의원들은 이날 저녁 8시쯤부터 회사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야간조 근로자들에게 노조 유인물을 나눠 주면서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야근조 근로자들은 밤 9시부터 시작되는 야간조업에 앞서 삼삼오오 모여 유인물을 읽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출입문에서 만난 한 야간 근로자는 “어찌 됐든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2007-01-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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