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PDA(개인 휴대용 정보 단말기)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용 PDA에는 이 같은 개인 신상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지만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범죄자의 손에 넘어갈 경우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리운전업체는 전국적으로 7000여곳, 대리운전기사 수는 13만명에 달한다.
●범죄자 손에 넘어갈 경우 무방비
12일 대리운전기사를 가장한 4인조 납치·강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모(40)씨를 납치했던 납치·강도범들은 이씨를 납치하기에 앞서 4일부터 10일까지 ‘가짜 대리운전사’ 역할을 5차례나 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지난 4일 오후 9시30분 강남구 잠원동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납치해 PDA를 빼앗았지만 해당 대리운전 업체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대리운전업체 3곳에 대해 등록 및 활동 과정을 확인해본 결과, 채용때만 본인 여부를 확인할 뿐 이후에는 PDA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A업체의 경우 처음 등록할 때만 회사에서 서류와 면접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대리운전업무가 가능했다. 이후에는 PDA나 ‘콜 프로그램’이 깔린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아 일할 수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처음 대리기사 등록할 때만 신원을 확인하기 때문에 추후 타인이 PDA나 휴대전화를 도용해 이용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PDA 도용방지 시스템 마련 시급
고객들도 대리운전기사가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일부 대리운전 회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기사들의 등록번호와 보험 가입 여부, 전화번호를 알려주지만 인상착의 등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대리운전기사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대안을 실행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대리운전 연합중앙회 김철(44) 대표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기사의 사진을 고객에게 보내주고 PDA 도용방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회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관련 법안이 없어 일괄 시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12일 대리운전 기사로 가장해 손님인 모 저축은행 지점장을 납치, 강도 행각을 벌인 4인조 강도 일당을 공개수배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