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혼에 점령당한 홍대앞 ‘문화거리’

상혼에 점령당한 홍대앞 ‘문화거리’

강아연 기자
입력 2006-12-27 00:00
수정 2006-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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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칭 ‘홍대클럽 마니아’인 홍모(26·여)씨는 올 연말 클럽들의 넘쳐나는 이벤트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 그는 “크고 작은 클럽에서 연예인들을 잔뜩 출연시켜 관객을 많이 끌기는 하지만 상업화로 치닫는 홍대클럽에서 과거 ‘홍대´만의 고유한 느낌을 찾아 보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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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탄절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홍대 거리를 찾았던 직장인 김모(31)씨는 단골 클럽이 유흥주점으로 바뀌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씨는 “홍대의 명물인 ‘클럽’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유흥주점과 노래방 등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언더그라운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향수를 달래던 그곳이 아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상업화에 밀려 홍대 거리의 ‘문화코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 홍대 거리문화를 대변해 왔던 ‘정통 클럽’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하나둘씩 문을 닫거나 유흥업소나 찜질방, 노래방 등으로 전업하고 있다.

●소규모 클럽 연쇄적으로 문닫아

홍대 거리의 변화는 상업문화를 배격했던 클럽들의 경영난에서 비롯됐다. 라이브클럽들은 2001년 ‘클럽데이’를 시작으로 2004년 ‘사운드데이’ 등 라이브클럽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이후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형노래방·대형포차·찜질방·모텔 등이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단순히 유흥을 즐기기 위해 홍대 앞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클럽들도 이런 변화를 반영해 유흥 위주의 영업이 강해지면서 규모가 작은 클럽들은 연쇄적으로 문을 닫았다.

26일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정통 클럽으로 인정받는 업소 중 지난 10년 동안 폐점한 곳은 스팽글, 피드백, 발전소,101,108, 히란야, 언더그라운드 등 7곳에 이른다. 작은 클럽들은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92년 댄스클럽의 원형격인 ‘발전소’부터 시작해 현재는 복합문화공간 ‘명월관’을 운영하고 있는 고흥관 사장은 “최근 2∼3년새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꾸는 사례가 늘어났다.”면서 “클럽만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해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인테리어·공연기획 등 부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난 겪으면서 파격 변신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명월관이나 ‘m2´처럼 이름을 바꾸거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도 7곳이나 된다. 운영 방식의 특성화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곳도 있다. 라이브클럽 ‘프리버드’ 김현택(55) 사장은 “밴드 공연만을 위해 클럽을 운영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3년 전부터는 대관을 많이 한다.”면서 “대관료는 평일 50만원, 주말은 6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댄스클럽도 예외는 아니다. 일렉트로닉 전문이었던 ‘마트마타’는 ‘m2’로 재탄생해 밴드공연·퍼포먼스·브랜드 론칭 이벤트·영상회를 함께 여는 대형 복합문화공간을 꾸렸다. 라이브 클럽이 댄스클럽으로 바뀌거나, 댄스클럽이 라틴·살사·힙합 등으로 전문화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클럽문화협회 이승환(27) 프로젝트 매니저는 “홍대 거리의 클럽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서울시 차원에서 클럽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을 명시하는 법률을 마련하고, 홍대 일대에 대한 문화지구 선정을 서둘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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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6-1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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