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땅에서 경찰로 맹활약 중인 한인 경찰관 17명이 경찰청 초청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23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한인 경찰관 격려행사’에 참가해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전통음식 요리법도 배운다. 입양, 이민 등의 이유로 어려서 외국에 갔지만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 브라질, 러시아, 호주 등에서 정규 경찰관으로 일하며 한민족의 자긍심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인-타국 가교역할 하려 경찰관 돼
“한인과 미국 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 경찰이 됐습니다. 힘들게 생활하는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뉴욕 경찰국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근무하는 박준영(40)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에 미국에 입양됐다. 고국에 대한 자부심 때문인지 한국말이 아주 자연스럽다. 그는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디서든 한국인으로서 할 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5세 때 독일에 입양돼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은 카타리나 코흐(25·여·한국명 숙희)는 청계천 등 서울 중심부를 돌아보며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현대적인 한국의 모습이 놀랍고 매우 자랑스럽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독일 메트만경찰서에서 4년째 순찰 업무를 하고 있는 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짓다가 북핵 얘기가 나오자 “독일 통일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 민감한 문제지만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경찰로서 한국에 보답하고 싶어
4세 때 프랑스로 입양된 장 리샤드(32)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일할 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을 배우고 싶어 한국 주재관 지원을 했었다.“한국음식 실컷 먹으면서 한국에서 언젠가 꼭 일해보고 싶어요.”
미국 경찰수사국에서 ‘진술 녹화’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오영조(41)씨는 미국에서 쌓은 경험으로 고국 경찰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경찰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훌륭한 수사능력을 갖췄다.”면서 “한국도 미국처럼 수사권이 경찰에 완전히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수사 활동에 관한 경험을 책으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