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없는 편부가정

갈 곳없는 편부가정

서재희 기자
입력 2006-10-23 00:00
수정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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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처럼 얽힌 그들의 삶의 굴레

미혼부 A(20)씨는 17세 때 ‘실수’로 낳은 아이를 혼자 키우다가 얼마 전 생이별을 했다. 여자 친구가 아이만 낳고 떠난 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배달 일을 하면서 아이를 업고 이곳저곳 전전했지만 상황은 나빠지기만 했다. 결국 남에게 아이를 맡긴 그는 “아이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했다.”면서 “가난한 아빠와 아이를 함께 수용하는 복지시설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곳은 단 한 곳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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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빚더미에 앉은 채 혼자 여섯살짜리 아들을 키워온 B씨. 그도 얼마 전 아이를 2∼3년간 자원봉사자 가정에 맡기는 ‘가정위탁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동네 할머니들에게 아이를 맡겨두고 공사판에서 새우잠을 자며 막노동을 하는 이 생활을 언제까지나 이어갈 수는 없었다.“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월세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떨어져 지내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아빠와 헤어진 뒤 폭식 증세를 보였다고 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내 없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극빈층 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복지시설이 전무해 결국에는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거나 보육원에 맡기는 등 ‘가족 해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저소득층 편부 가정은 2만 4995가구로 전년 말 2만 860가구에 비해 19.8%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편모 가정 증가율 11.9%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저소득 편부모 가정에서 편부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도 19.1%에서 20.2%가 됐다. 이런 현상은 오랜 경기불황과 이혼율 증가, 모성본능의 약화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극빈층 편부 가정을 위한 보호시설은 내년에야 겨우 한 곳 세워질 예정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2004년 강원도에 부자원 건립이 추진됐지만 자치단체의 반대로 예산이 반납됐다. 아빠들은 술을 먹고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지자체에서도 부자원 설립을 꺼린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한국 남성의 전화’ 이옥이(55·여) 소장은 “혼자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남성들의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50% 정도 증가했다. 특히 거주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부자 가정의 쉼터 개설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최근 자체적으로 부자가정 쉼터를 3군데 마련했지만 정부 지원은 갈수록 줄어들 판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모자원의 수는 2003년 40개가 된 이후 제자리걸음이고 내년도 시설 개·보수 예산은 올해(38억)보다 4억원이나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시설에 들어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예산 삭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3년 전 부모가 자립할 때까지 임시로 아이를 키워주는 ‘가정위탁제도’가 마련됐지만, 봉사 지원자가 절대 부족이다.

서울시 가정위탁지원센터 이정영 팀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 양육을 엄마의 모성본능에만 맡길 수 없게 된 만큼 정부와 민간을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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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6-10-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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