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22인 요가영화 액션

뇌성마비 22인 요가영화 액션

윤설영 기자
입력 2006-09-30 00:00
수정 2006-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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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뒤로 젖혀 양손으로 발을 잡고 배를 바라보세요. 머리를 들고 심호흡을 크게 합니다. 후우∼”“선생님, 전 잘 안돼요.” 몸을 움직여 보지만 뜻대로 안 된다. 기우뚱 옆으로 쓰러지는 걸 겨우 일으켜 다시 도전해 본다. 단편영화 ‘몸으로 말하는 요가’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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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장애인자활센터 요가교실에서 뇌성마비 장애인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요가동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울장애인자활센터
한울장애인자활센터 요가교실에서 뇌성마비 장애인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요가동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울장애인자활센터
촬영·편집·기획·내레이션 직접 해내

뇌성마비 장애인의 요가교실 풍경을 담은 단편영화와 실제 요가 수련법을 담은 CD가 지난 28일 첫 선을 보였다.

‘몸으로 말하는 요가’에는 부산 한울장애인자활센터 장애인 22명이 3개월간 요가를 배우면서 몸의 변화를 체험한 기록이 담겨 있다. 촬영·편집·기획·내레이션 등 제작도 이곳 장애인들이 직접 했다. 요가 매트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비장애인보다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다.

영화 제작을 주도한 사람은 최동일(32) 센터 사무국장이었다.“뇌성마비 장애인은 신체가 불균형적이고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있어 평소에 고통이 매우 심합니다. 대부분 장애인들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넘겨 버리는데 체념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특별히 비용이나 장비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요가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지난해 5월 최씨 자신이 먼저 요가를 배웠다. 이어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남희은 교수와 요가 전문강사 4∼5명에게 부탁해 뇌성마비 장애인용 요가법을 고안해 냈다. 수백 가지 요가 동작 중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고 편하게 해주는 동작을 엄선했다.

“운동 엄두 못내는 장애인에 전파됐으면”

올 3월 20여명을 모아 시작한 요가 교실의 효과는 3개월 정도가 지나자 확연해졌다. 뻣뻣하던 근육이 서서히 풀리면서 통증도 완화되고 몸이 가벼워졌다. 처음에는 섣불리 몸을 움직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이 생겼다.“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요가를 하면서 몸이 이렇게 자유롭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이수정·30)

영화를 만든 이들은 내친김에 요가수련 비디오도 제작했다. 선뜻 운동할 엄두를 못 내는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에게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비디오는 7월 뙤약볕에 꼬박 하루 동안 야외촬영을 해 13가지 동작을 담았다.

“홍보 안 했는데 CD구입 문의 쇄도”

영화와 수련법을 담은 CD는 별다른 홍보를 안 했는데도 제작 계획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완성 전부터 문의가 빗발쳤다.“장애인들이 직접해 보고 효과를 본 내용이니까 그 유명하다는 ‘옥주현 요가’만큼의 인기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모쪼록 많은 장애인들이 이 CD를 통해 좀더 편하게 몸을 가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씨의 바람이다.CD는 부산 한울장애인자활센터에 소정의 후원금을 내면 받을 수 있다.(051)248-8599.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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