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는 인간을 황폐화시켜”

“성매매는 인간을 황폐화시켜”

입력 2006-09-21 00:00
수정 200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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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수렁에서 꺼내달라는 성매매 피해여성의 피맺힌 절규가 안 들리십니까.”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환’에서는 ‘일상 속의 성매매 드러내기’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열렸다. 성매매 피해여성 자활지원을 위한 다시함께센터와 여성가족부가 성매매특별법 시행 2주년(9월23일)에 즈음해 마련한 일러스트·만화 공모전 수상작 특별전이었다. 50여명의 응모자 중 최우수상은 일러스트 ‘도와주세요!’‘가려진 여자’‘사시려구요?’를 출품한 남자 대학생 구창욱(24)씨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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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은 “자극적이고 비주얼 중심의 묘사를 담은 일반 작품들과 달리 성매매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인간적인 접근을 한 점이 돋보였다.”고 구씨의 작품을 평가했다.

“남성들이 별다른 생각 없이 돈 주고 사는 동물적인 성행위가 한 인격체를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성매매 방지 활동이 너무 자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성매매 근절을 위해 벌이는 캠페인이나 공익광고, 시사고발 프로그램 자료, 영상들까지 피해 여성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자극적인 면만 들춰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든 사람이 주로 남성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 때문에 구씨는 이번 일러스트를 준비하면서 피상적인 성매매 관련 데이터에서 벗어나 성매매 관련 법원 판결문과 피해여성 재활수기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주위 사람들이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할 성매매 경험을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한듯 자랑스럽게 떠벌이는 것을 보면서 이 사회의 성매매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실제 성매매가 불법인 줄 모르는 남자들도 많고, 알더라도 설마 내가 처벌을 받겠느냐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하지요.”

구씨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 역시 성매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말고 같은 여성으로서 성매매 피해여성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성매매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고 이것이 ‘범죄행위’라는 홍보가 제대로 안된 것이 우리 사회에 성매매를 아주 일상적인 것으로 만든 것 아닐까요.” 전시회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09-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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