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논란 확산] 한게임에 400만원 ‘잭팟’ 유혹

[바다이야기 논란 확산] 한게임에 400만원 ‘잭팟’ 유혹

홍희경 기자
입력 2006-08-21 00:00
수정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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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업체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착수하게 된 이유는 이들 업체 배후에 조직폭력배가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막상 수사를 해보니 게임기를 제조·유통한 업체 대표들은 조폭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을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특히 바다이야기 제조업체 대표로 이번에 구속된 차모씨와 최모씨는 30대 중반으로 바다이야기를 개발하기 전부터 게임 기계 개발과 판매업에 종사했다. 이들은 바다이야기를 개발하고도 이 정도의 ‘대박’이 터질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털어놨다.

바다이야기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는 카지노 슬롯머신의 ‘잭팟’ 기능에 비교될 수 있는 ‘메모리 연타’ 기능이 있었고,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이들은 영등위 심의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 시중에 유통하는 기계의 소스를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기계와는 다른 사용설명서를 첨부해 영등위 심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 사용설명서는 영등위 자체 기준인 4-9-2룰을 지킨 것으로 돼 있다.4-9-2룰은 4초 안에 승부가 나고,1시간에 9만원 이하의 게임 비용이 지출되며,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경품 최대액수가 2만원을 넘지 않으면 사행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바다이야기 기계는 연타 기능과 예시 기능이 탑재돼 법정 경품 한도액인 2만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가 당첨될 수 있도록 했다. 잭팟이 터진 사실을 게임기 메모리에 저장해 2만원씩 따기를 20여차례 반복할 수 있게 하고, 한 게임에 200만∼400만원까지 잭팟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바다이야기는 또 고래, 상어, 인어와 같은 특정 상징물을 내보이는 예시 기능을 통해 그 다음 게임부터 연속으로 2만원씩 받을 수 있게 했다.‘대박 환상’에 사용자들이 급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단위 게임장들은 상품권 환전 수수료로 수익을 올렸다. 이용자들이 카지노의 ‘칩’ 구실을 하는 상품권을 지급받으면, 상품권을 할인해 현금으로 지급하며 10%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예컨대 상품권 10만원어치를 환전하면 10%를 뺀 9만원을 지급하고 1만원을 챙기게 된다.

2004년 심의 통과뒤 바다이야기로 3000억원대 매출액을 올린 업체 대표 등 5명은 제조사인 에이원비즈에서 판매 부문을 떼어내 지코프라임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지분계약을 맺었지만, 이에 따른 이익금 배당은 지난 2월 한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6-08-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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