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병원 빚 350억 국민혈세로 막다니…

부실병원 빚 350억 국민혈세로 막다니…

심재억 기자
입력 2006-07-11 00:00
수정 200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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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로 의료기관의 차관을 상환해주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에만 의료기관의 차관 연체금 350여억원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차관을 끌어다 쓴 만큼 이 감면액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차관을 지원받은 병원 중 23곳은 이미 경영부실 등으로 부도처리돼 이들이 갖다 쓴 차관 572억원 중 미납액 334억원과 연체금 238억원 등 572억원도 고스란히 정부가 떠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정형근 의원의 발의로 제정된 ‘차관지원 의료기관 지원특별법’에 따라 차관자금을 지원받은 168개 의료기관 중 47개 차관선(38개 의료기관)이 체납한 연체금 352억원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연체 의료기관 전체 채권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차관 연체금이 감면되면 해당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취약지역의 의료서비스도 함께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 설명과 달리 차관지원을 받은 의료기관 239곳(차관 회수에 따라 중복됨) 중 취약지역인 농어촌과 지방 중소도시에 있는 의료기관은 현재 155곳으로 전체의 64%에 불과하며 나머지 84개 의료기관은 의료 수요가 많은 광역시 이상의 도시지역에 있어 ‘취약지역 의료서비스 강화’라는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병원은 의도적으로 상환을 기피할 정도로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병원은 정부의 지원책을 기대하며 상환을 미뤄왔으며 이 때문에 지난해 제정된 특별법이 결과적으로 차관을 쓴 병원의 일탈 현상을 부추겨 국민의 세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6-07-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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