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생애 첫투표 2題

감격의 생애 첫투표 2題

이재훈 기자
입력 2006-06-01 00:00
수정 2006-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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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선거법 개정으로 투표권이 만 19세부터 주어지고 화교 등 외국인들도 지방선거에 한해 참여할 수 있게 됐다.31일 생애 처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사람들을 만나봤다.

■ 만19세 김백건군 “소중한 첫경험 뿌듯 청소년공약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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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건군이 31일 서울 개포초등학교 투표장에서 생애 첫 투표에 앞서 용지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김백건군이 31일 서울 개포초등학교 투표장에서 생애 첫 투표에 앞서 용지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벌써 투표할 나이가 됐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김백건(19)군은 31일 서울 강남구 개포초등학교에 마련된 개포2동 제1투표소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자기의 ‘선택’을 투표함에 넣었다. 태어나서 처음 한 투표다. 김군은 전날인 30일이 19번째 생일이었다. 이틀만 늦었어도 첫 투표권 행사가 내년 대통령 선거로 늦춰질 뻔했다. 김군은 중대부고에 다니던 지난해 고등학교 학생회의 연합체인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의 초대 의장을 지냈다. “지난해 저희는 학교폭력 예방과 두발 자유화 등을 위해 뛰었지만 올해 2기 대의원들은 5·31청소년운동본부에 참여해 청소년 관련 정책선거 운동을 펼쳤다고 해요. 하지만 후보들 공약에 여전히 청소년 관련 정책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TV토론회를 모두 챙겨보는 등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봤다. 용지를 6장이나 받는 복잡한 투표 과정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신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투표방법도 익혀뒀다. 그는 “소중하게 얻은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또래 친구들이 오늘을 노는 날로만 여기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으로 선거연령이 18세까지 낮아져 좀더 많은 청소년들이 선거에 참여해 우리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화교 양덕판씨 가족 “56년만에 얻은 권리 해외출장도 미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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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판(오른쪽)씨 가족이 31일 투표장인 서울 연희동 연희교회 앞에서 첫 투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양덕판(오른쪽)씨 가족이 31일 투표장인 서울 연희동 연희교회 앞에서 첫 투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56년 만에 얻은 권리, 사업보다는 투표가 우선”

3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3동 제3투표구 연희교회에서 투표를 마친 양덕판(56)씨와 아내 우덕령(56)씨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과 똑같이 생활했으면서도 타이완인 화교2세란 이유로 이번에야 비로소 투표권을 갖게 됐다.

“해외출장도 미뤘어요. 사업상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오늘은 난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내 권리를 행사하는 날 아닙니까. 큰아들 내외도 지금 투표하러 타이완에서 비행기로 들어오고 있어요.”

양씨 부부는 집으로 배달된 후보자 선전물을 전날 밤까지 꼼꼼히 읽었다고 한다. 같은 동네의 화교 친구들에게도 “잊지 말고 꼭 투표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양씨 부부는 타이완 총통 선거 때에도 두 차례나 비행기로 날아가 투표했던 열성파다. 누구를 찍었는지에 대해서는 “화교를 잘 이해해 줄 사람”이라고만 귀띔했다. 둘째아들 국정(28)씨는 한국 출생이지만 영주권을 얻은 지 만 3년이 안 돼 이번에도 투표를 하지 못했다.“우리는 특권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인과 똑같은 평등한 권리를 바라는 겁니다.”

2002∼2004년 한성화교협회 회장을 지낸 양씨는 “지방선거 참여만도 큰 수확이지만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화교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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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06-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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