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경과 성폭력피해 지원땐 의사소견서 의무화 논란

1년 경과 성폭력피해 지원땐 의사소견서 의무화 논란

나길회 기자
입력 2006-04-21 00:00
수정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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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피해시기에 상관 없이 치료비를 지원키로 했다.

올 1월1일 ‘피해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고 지침을 내렸다가 이래서는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지적<서울신문 3월6일자 보도>이 일자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의사의 소견서만을 유일한 피해사실 입증자료로 인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원 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를 꾸릴 경우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노출될 수 있고 지원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12일 피해자는 모두 지원한다는 내용의 새 지침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여성부는 이 지침에서 피해를 본 지 1년 이상 경과한 사람들은 의사소견서를 반드시 첨부토록 했다.

지금까지는 상담소의 피해사실 확인서만 있으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성폭력상담소측은 의사 소견서가 필수서류가 되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피해 사실을 의사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비를 받기 위해서는 성폭력 경험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산부인과의 경우는 치료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해 사실을 밝히게 되겠지만 그 밖의 다른 상처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까지 의사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성폭력 피해 치료는 병원뿐 아니라 다른 치료기관(놀이치료, 심리상담 등)에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해사실 입증 주체를 의사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정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도움을 받고 싶으면서도 피해 사실은 외면하고 싶어하는 성폭행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잘못된 결정”이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지원을 못받는 사람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회 등으로부터 기준 없이 지원한다는 지적이 있어 의사소견서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일단 시행해 보고 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면 개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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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6-04-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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