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족과 떨어져 경남 창원에 혼자 살던 김모(17)양은 학교를 졸업한 뒤 직업학교에 들어갔다. 부모와 떨어진 김양은 곧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됐다.2004년 말에 같은 반 학생 6명이 집에 와 말다툼 끝에 김양을 5시간 동안 때린 것이 시작이었다. 습관적인 폭행이 반복됐고, 김양의 상처에 마늘을 문지르는 등 수법도 잔인해졌다.
김양의 대응은 가해자들을 피하는 것과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것뿐. 하지만 어머니와 전화가 연결되어도 “힘들다.”는 말과 함께 끊는 게 고작이었다. 딸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친구들을 다독이면 금방 화해할 것이라고 믿은 어머니는 가해자들에게 전화로 “어린 나이에 혼자 살고 있는 친구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폭행을 견디다 못한 김양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제서야 가족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온몸에 든 멍이 지워진 뒤에도 김양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마음속 친구를 찾겠다며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집 밖으로 나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음독자살을 기도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모든 것을 잊고 덮으려던 가족들이 가해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내게 된 첫번째 이유는 김양의 상태를 보면서 느낀 분노 때문이었고, 두번째는 사회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였다. 경찰에 신고해도 다수인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듯 했고, 학교와 사회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더라는 것이다.
어렵게 법률구조를 받아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가족들은 창원지법에서 “가해 학생의 부모는 김양에게 160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김양의 이모부(47)는 “김양이 소송을 하며 당시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학교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