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한글교육 16년 대구글사랑학교 이경채 교장

무료 한글교육 16년 대구글사랑학교 이경채 교장

황경근 기자
입력 2006-01-21 00:00
수정 2006-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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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는다’입니꺼,‘넌다’입니꺼? 아이고, 어려워라.”

19일 대구시 중구 남산동 대구글사랑학교. 이 학교 교장 이경채(43·여)씨가 받아쓰기 문장을 하나하나 불러줄 때마다 교실에 앉은 10여명의 할머니 학생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공책에 부르는 내용을 정성스레 받아썼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한글수업을 진행하고 영어와 컴퓨터, 수학 등도 가르치는 이씨는 한글교육봉사 경력 16년의 베테랑 선생님.6명의 자원봉사 교사들과 함께 일주일에 20여개의 수업을 진행하는 이씨의 몸은 10개라도 모자라지만 수강료 한 푼 받지 않아도 가르치는 일이 즐겁기만하다.

학교를 찾는 학생들의 연령대는 4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까지로 주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이씨가 한글교육 자원봉사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1990년. 기독교인인 이씨가 성경공부를 했던 대구 신암교회에서 한글반이 개설되자 가벼운 마음으로 자원교사로 활동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다.

길거리 간판조차 읽지 못하던 어르신들에게 ‘읽고 쓰는 즐거움’을 베푸는 일에 푹 빠져 2004년 1월 ‘대구글사랑학교’의 문을 열게 됐다.

사무실 임대료가 없어 자신이 사는 28평 아파트의 거실과 방 두 칸을 모두 교실로 꾸미고 교재제작 등 학교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파트타임 학원강사부터 가사도우미 일까지 틈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이씨는 “한글교육과 관련해 일본에 연수를 갔을 때 백발이 성성한 70대 할머니도 선생님으로 활약하는 걸 보고 저도 이 일을 평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2006-01-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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