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에 허리띠 더 조인다

황혼기에 허리띠 더 조인다

김경두 기자
입력 2005-12-02 00:00
수정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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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50대 이후 인생의 황혼기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명 증가와 노후 불안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되지만 자녀의 결혼비용 부담, 유산상속 등의 한국적인 문화도 황혼기의 저축을 늘리는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서 ‘시니어’의 저축률 상승은 만성적인 소비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경제연구원은 1일 내놓은 ‘50대 이후 저축률 상승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연도·연령별 가계 저축률 통계를 이용해 1969년 당시 가구주의 나이가 25∼29세였던 가계의 저축률을 30년 이상 추적한 결과,50대 이상의 저축률이 20∼30대의 저축률을 앞섰다고 밝혔다.

현재 가구주 연령이 60세를 넘어선 가계의 저축률은 25∼29세 연령대에서 9.2%,30∼34세 13%,35∼39세 25.7% 등으로 높아진 뒤,40∼44세 21.6%로 떨어졌고 45∼49세에는 18.9%까지 낮아졌다. 이는 40대에 결혼과 육아 등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난 반면 저축 여력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저축률은 50대를 기점으로 ▲50∼54세 28.1% ▲55∼59세 22.9% ▲60세 이상 32.9% 등으로 높아져 오히려 20∼30대의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고령층의 활발한 저축 현상은 이같은 ‘가상의 가계’의 연령대별 추이뿐 아니라 여러 가구를 연령대별로 같은 시점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N’자형 연령별 저축률 곡선은 한 개인이 청·장년기의 저축을 중년 이후 헐어쓴다는 ‘생애주기 가설’이나 미국의 ‘역(逆)U’자형 연령별 저축률 곡선과 크게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하 연구원은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가구주가 중·장년기에 접어든 뒤 가계 저축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나라처럼 40대 중후반에 저점을 찍고 저축률이 다시 상승하는 형태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이 자녀교육비 지출 일단락, 자녀 결혼비용 부담, 노후불안, 강한 유산상속 의지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12-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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