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팀 ‘소리없는 함성’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팀 ‘소리없는 함성’

입력 2005-11-18 00:00
수정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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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후에도 당당하게 야구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여줘 후배들과 많은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던져주고 싶습니다.” 국내 최초 청각장애아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에이스이자 중심타자였던 장왕근(19)군. 열정만은 어떤 선수에 뒤지지 않지만 요즘 진로고민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음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할지, 중단해야 될지 갈림길에 놓여 있어서다. 졸업예정자 8명 가운데 평택복지대학 입학이 확정된 포수 출신 이현철(19)군을 제외한 6명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

3년전 야구팀을 처음 만들어 일반대회에 출전했을 당시 이들은 시련과 좌절을 넘어 장애와 편견을 이겨낸 ‘희망의 전도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들은 요즘 현실의 높고 차가운 벽에 부딪혀 참담함을 맛보고 있다. 이들을 선뜻 받아줄 곳이 많지 않고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조일연(52) 성심학교 교감은 이들의 뜻을 꺾지 않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그다지 소용이 없었다. 실업팀 창단을 위해 서울시청과 충북도청, 강원랜드 등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팀을 만들기 어렵다는 공허한 답변만 돌아왔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사장으로 있는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씨에게 여러 경로로 창단을 부탁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게도 선수 한명이라도 2군 연습생으로 키워달라고 ‘SOS’를 쳐놓은 상태다.

다행히 최근 국제디지털대학 사령탑을 맡은 감사용(48)씨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감 감독은 선수를 보내주면 열심히 지도해 프로팀에 진출시키겠다며 두차례나 충주 성심학교를 찾았고 특히 장군에게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장군은 184㎝,84㎏의 좋은 체격조건에 지난해 4월 ‘아름다운 꼴찌팀’ 서울대 야구부와의 친선경기 때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파워도 겸비한 선수. 하지만 학비 일부를 면제해 주겠다는 ‘장학생’ 영입 약속에도 장군 등 졸업 예정자들은 감 감독의 이런 제안이 ‘그림의 떡’이다.

글러브와 배트 등 장비구입비와 각종 대회 출전에 따른 경비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가정형편이 힘들기 때문. 장군은 동생 영태(16)가 성심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고 부모님 모두 같은 청각장애를 갖고 있어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딱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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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11-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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