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 야(野)4당은 3일 옛 안기부(현 국정원)의 불법도청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제의한 불법도청사건 진상 규명 특별법에 대해서는 당별로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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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정기국회서 공조 처리키로
야 4당은 이날 비공식 접촉을 통해 빠르면 5일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하고,4일 오후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기로 했다.
야4당은 특검법안 처리를 위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지만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벽에 부딪히자 정기국회에서 공조 처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열어 특검제 도입 방침을 재확인하고, 다른 야당과 공조해 이번주 안에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다른 야당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제출할 방침이다.
민노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도 ‘X파일’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화 접촉을 가진데 이어 한나라당과도 비공식 접촉을 갖고 특검 공조를 사실상 합의했다.
특히 천 대표는 김원기 국회의장을 만나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4당은 그러나 특검 대상과 증인 선정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단일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법, 각당 입장 명확히 엇갈려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특별법에 대해서는 야 4당이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불법 도청내용 수사는 특검에 맡겨야 하고, 도청내용 공개여부도 특검법에 반영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특별법은) 야 4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니까 당황해서 맞불을 놓은 것으로 물타기를 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특별법 관련 협상에 응할 생각이 없다.”며 여당의 제안을 일축했다.
민주노동당과 자민련은 특별법 제정에는 찬성하지만, 도청내용 공개 주체로 ‘제3의 민간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도청내용 공개 주체는 특검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여당이 제안한 한시적 특별법 제정을 전폭 수용키로 하고, 특별법에 ▲민간 중심의 9인 위원회 구성 ▲테이프 내용 공개여부에 대한 위원회의 다수결 결정 ▲타인에 대한 모욕 등 인격적 범죄, 인간관계와 성관계 등 사생활, 범죄가 아닌 개인적 대화 등의 공개 금지 ▲위원회 구성원의 비밀 누설시 현행법보다 가중 처벌 등의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5-08-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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