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97년 테이프 800개 보관”

“안기부 97년 테이프 800개 보관”

박경호 기자
입력 2005-08-04 00:00
수정 2005-08-0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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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안기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장 공운영(58)씨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1년이나 빠른 1997년 대선 직후부터 도청 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빼돌려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공씨가 현직에 있으면서 도청 테이프를 빼돌릴 당시 안기부에는 도청 테이프가 800여개 남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씨는 변호를 맡고 있는 서성건 변호사를 통해 “도청 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1997년 12월 15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부터 빼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씨는 안기부에서 직권면직될 때인 1998년부터 도청 테이프를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었다.

공씨는 이미 빼돌려 보관하고 있던 도청 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1998년 11월 자기 집에서 가정용 카세트데크와 리스한 복사기까지 동원해 본격적으로 복사했다.

공씨는 또 1999년 삼성그룹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측의 신고로 국정원에서 직원들이 찾아왔을 때,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은 “복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끝내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도청 테이프를 빼돌리던 1997년 12월 당시 안기부가 보관 중이던 도청 테이프는 모두 800여개라고 공씨는 전했다. 공씨는 “가지고 나온 274개의 거의 3배정도가 보관되어 있었다.”면서 “도청을 매일 한 것이 아니라 선거문제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나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씨는 도청보고를 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수시로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소각했다고 밝혔다. 공씨는 “보관 기준이 따로 없어 일정량이 되면 내가 보는 앞에서 팀원들이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공씨는 이렇게 수집한 도청내용을 자신의 직속 상사에게는 보고했지만 이 직속 상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한편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3일 미림팀장 공운영씨로부터 도청테이프 등을 회수할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천용택씨를 곧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천씨를 상대로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던 이건모씨로부터 공씨한테 회수한 도청테이프 내용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를 외부에 공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8-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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