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융합’ 샅바싸움 치열

‘방송통신융합’ 샅바싸움 치열

입력 2005-03-01 00:00
수정 2005-03-0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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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인터넷선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을 봤다. 이 서비스는 IPTV일까,ICON일까. 똑같은 서비스인데도 방송쪽은 IPTV(Internet Protocol TV), 통신쪽에서는 ICON(Internet Contents On Demand)이라 부른다. 명칭 그대로 IPTV는 TV인데 반해,ICON은 주문형 인터넷 콘텐츠다. 이 명칭에는 방송통신융합현상에 대한 정반대 시각이 녹아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방통융합은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부 규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견이 적지 않다. 여기에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간 치열한 ‘샅바싸움’이 물밑에 깔려 있다. 통합위원회가 설치될 경우 체신기능을 제외한 정통부 전 조직이 방송위에 흡수되거나, 방송위가 통째로 정통부 산하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두 조직으로서는 사활을 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방송위·정통부 “우리조직이 모델”

양측은 일단 치열한 논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방송위는 방송이기 때문에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독립위원회’ 형식을 선호하는 반면, 정통부는 빠른 기술 진보에 대응할 수 있는 책임있는 행정을 위해 ‘정부부처 형식의 독임제 행정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저런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방송위와 정통부는 사실상 자기 조직이 모델이어야 한다고 선언한 셈이다.

논리 싸움에서는 정통부가 다소 밀리는 양상이다. 정통부는 산업·행정 측면에서 접근하지만 “과정이야 어쨌든 콘텐츠를 접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방송”이라는 방송위 반박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결국 한계상황에 이른 통신재벌의 이해만 대변하고 있다.”는 언론노조나 시민단체의 비난도 걸림돌이다. 여기에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강국인데도 제대로 된 콘텐츠가 부족해 스팸·음란 콘텐츠만 넘쳐나는 부작용에 대한 반감도 한 몫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려대 홍기선 교수와 선문대 황근 교수는 “그리 바람직하지는 못하지만 국가기관의 책임있는 결단을 통해 조정되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사실상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국무조정실에서 문제를 조정하려 하고 있다. 방송위과 정통부 역시 고위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는 입장이다.

●“청와대서 이견 조정·문제해결을”

정부로서도 방송위 손을 수월하게 들어주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산업적인 측면을 마냥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올해 정부는 ‘경제 올인’을 선언한 상태다.‘IT강국’을 내세워 온 정부가 ‘정보통신부’와 ‘진대제 장관’이라는 상징적 카드를 버리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아예 새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방송에서의 공영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지킬 만한 가치인가?”라는 성공회대 조은기 교수의 도발적 문제제기가 그것이다. 조 교수는 신문의 객관주의 보도 원칙이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상업성 논리에서 도출됐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전파의 희소성=방송의 공영성’이라는 등식 자체도 방송 초창기에 만들어진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다. 즉 방통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과거와 같은 방송이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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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5-03-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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