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적 숭산스님 제자 현각 “큰스님 빈자리 제자들이 메울 것”

입적 숭산스님 제자 현각 “큰스님 빈자리 제자들이 메울 것”

입력 2004-12-06 00:00
수정 2004-12-06 07: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 세상 믿을 수 없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저의 손을 꼭 잡고 차를 마시며 ‘공부 챙겨라.’하시던 스님이었는데 금세 다른 쪽으로 가셨습니다.” 4일 숭산 스님의 영결식이 봉행된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만난 현각(사진 앞에서 두번째·서울 화계사 국제선원장) 스님은 “숭산 스님은 무엇보다 제자들이 진정한 수행자가 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 출신인 현각 스님이 한국 선불교에 빠져들게 된 것은 90년 하버드대학원에서 열린 숭산 스님의 특별강연에 매료되면서부터.“처음 만났을 때 스님은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물으셨습니다.‘제 이름은 폴’이라고 대답하자 스님께서는 ‘그건 당신 몸의 이름입니다. 당신의 진짜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라고 하셨지요. 그때 정말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님이 주신 ‘오직 모를 뿐’이란 가르침을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현각 스님은 그후 숭산 스님의 인격과 법문에 점점 더 빨려들어갔다.“스님은 다른 종교 지도자들처럼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라.’고 하셨죠. 곧 스님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진정으로 제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원하셨던 겁니다.” 숭산 스님의 빈 자리가 너무 커 일부에서는 스님이 세운 세계 120여 곳의 선원이 제대로 운영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이 워낙 일찍부터 후계자 양성에 힘썼기 때문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스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직전 ‘걱정하지 마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떠나도 너희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2004-12-06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