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학원 원장-원생 공모 강사들도 미리 알아

청주 학원 원장-원생 공모 강사들도 미리 알아

입력 2004-12-03 00:00
수정 2004-12-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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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투폰’ 프로그램으로 수능시험 답안을 학생들에게 전송한 청주의 학원장은 시험 이전에 이를 학생들에게 주지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 강사들 역시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원장의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원장과 학원 강사, 수강 학생이 연관된 총체적 ‘도덕 불감증’이 조직적 커닝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에게 미리 암시

경찰에 따르면 학원장 배모(29)씨는 수능시험을 보름 앞두고 언어영역에 뛰어난 삼수생 이모(20)씨에게 부정행위를 같이 하자고 제의했다. 배씨는 또 비슷한 시기에 학원생 31명을 모아놓고 ‘찹쌀떡 파티’를 벌이면서 “우리 학원에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소문이 있는데 공식적인 것은 아니야.”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이번에 모두 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 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배씨는 은연중에 메시지 전송을 지속적으로 암시했다.”면서 “학생 대부분은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험 당일 ‘원장 선생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원전체 공공연한 비밀”

2일 배씨가 운영하는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P학원은 교사 2명이 출입문을 지키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몇몇 학생이 학원을 드나들었지만 굳게 입을 다문 채 “할 말이 없다.”면서 종종걸음을 쳤다. 학원 강사들은 “체육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보다도 얼마 남지 않은 실기시험이 더 중요한 만큼 동요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원 강사들 역시 시험 전 원장의 부정행위 계획을 알고 있었다. 이 학원 강사라고 자신을 밝힌 사람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다른 교사들은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왜 원장을 말리지 않았느냐.”고 여러차례 묻자 “원장 선생님이 언어영역이 끝나기 3분 전쯤 아이들이 가채점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는 것뿐이라고 했다.”면서 “아이들이 그걸 답안에 옮겨 적은 모양”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경찰에서 조사받고 있는 학생들 외에도 문자메시지를 받은 학생이 더 있는지는 모른다.”면서 “학부모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학생들은 부인, 증거확보 우선

학원장과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커닝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학생들 대부분은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왔다.”거나 “전원을 꺼놓았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학생들이 한결같이 입을 다물어 부정행위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청주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2004-12-0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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