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강기훈씨 노모 대학생됐다

‘유서대필’ 강기훈씨 노모 대학생됐다

입력 2004-11-12 00:00
수정 2004-11-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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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유서대필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강기훈씨의 어머니 권태평(70)씨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권씨는 11일 성공회대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성공회대는 “권씨가 고령인데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와 인권운동사랑방 등에서 적극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NGO활동우수자’ 전형으로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다.”면서 “국가가 하지 못한 민주화 운동에 대한 보상을 학교에서 먼저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권씨는 이번 수시모집 합격자는 물론 재학생을 통틀어 최고령이다.

권씨는 중학교에 다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대학 때 데모만 하고 다니던 아들 속을 알고 싶어 아들의 책이나 유인물을 읽어봤는데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어 공부를 하고 싶었다.”면서 “배웠으면 사회에 돌려줘야 할 텐데 시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권씨는 아들이 투옥되자 누명을 벗기겠다는 심정으로 아들이 일하던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봉사를 시작,NGO와 인연을 맺었다. 권씨는 2년전 마포구 염리동의 일성여고에 입학한 뒤 공부에 열중, 대학까지 응시하게 됐다.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했지만,“하루도 공부를 쉬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공부했다.”고 권씨는 밝혔다. 아들이 공부했던 내용을 배우고 싶어 사회과학부를 선택한 권씨는 여성이나 노인 대상 상담가가 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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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4-11-12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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