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 남얘기 아니네” 서울대 취업박람회

“구직난 남얘기 아니네” 서울대 취업박람회

입력 2004-09-14 00:00
수정 2004-09-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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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난에 서울대도 상아탑의 권위와 체면을 벗어던졌다.서울대라고 대접받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13일 이틀 일정으로 개교 이래 첫 취업박람회를 열고 졸업생 취업에 발벗고 나섰다.당초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공계 박람회도 학교측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장소가 서울대로 변경됐다.학교측은 박람회의 정례화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람회 발길 예상보다 웃돌아

4%대의 저성장 시대 진입과 취업난을 상징이…
4%대의 저성장 시대 진입과 취업난을 상징이… 4%대의 저성장 시대 진입과 취업난을 상징이라도 하듯 서울대 사상 처음으로 전교생 대상의 취업박람회가 열린 13일 학생들이 기업체에서 제공한 컴퓨터를 통해 취업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박람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호응이 높아 이날 하루만 2000명이 찾았고,이틀 동안 5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주최측은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면서 “1000여명의 취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와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주최한 ‘우수인력 채용박람회’에는 삼성,LG,현대 등 국내 기업과 연구소 200여곳이 참가했다.박람회는 인문계 출신을 위한 대기업 32개사 중심의 ‘우수기업관’,연구개발과 병역특례 인력을 위한 108개사의 ‘우수이공계관’으로 나뉘어 각각 문화관과 체육관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개별 기업이 서울대에서 취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적은 있지만,서울대가 대규모 취업 박람회를 유치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 학부 졸업생의 순수취업률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는데다,최근 2년 연속 40%대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이는 졸업생의 10% 정도가 국가고시를 준비하고,음·미대 정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학교측 설명을 감안하더라도,일부 유명 사립대의 순수취업률을 밑도는 수치다.

서울대 러브콜로 이공계 박람회 유치

이날 오전 10시 박람회가 개막되자 두시간 동안 500여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곳곳에서 상담이 이뤄졌고,‘이공계 인재 몸값 올리기’ 등의 특강과 즉석 세미나가 벌어졌다.

협회 실무자와 기업 담당자,교수,학생들은 “서울대가 많이 변하고 있고,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협회 교육연수팀 김용범(41) 과장은 “서울대가 이공계 박람회를 적극 유치하는 등 예년과 달리 졸업생 취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수이공계관’에 부스를 차린 장재욱(34) 태평양 인사팀 과장은 “박람회뿐만 아니라 진로취업센터 개설로 대외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서울대가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다.

“변하고 있고,변해야 산다.”

서울대 진로취업센터장 주우진 교수는 “이제 서울대도 졸업생을 위해 먼저 기업 문을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박람회 정례화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졸업을 앞둔 홍은이(24·여)씨는 “벌써 20개는 족히 넘는 지원서를 썼으나 퇴짜를 맞았다.”면서 “서울대라고 특별 대접 받는 시대는 지났다.”고 털어놨다.식품영양학과 졸업생 권은실(23·여)씨는 “취업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갖고 있던 생각이 여기와서 많이 정리됐다.”면서 “학교가 이런 자리를 좀더 많이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수이공계관’을 찾은 정운찬 총장은 “서울대 졸업생의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지는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취업 상황 자체가 악화됐다.”고 말했다.그는 “박람회는 단순한 취업알선 차원이 아니라,구인·구직시장의 격차를 좁혀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2004-09-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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