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다발성경화증’ 김경남씨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다발성경화증’ 김경남씨

입력 2004-05-13 00:00
수정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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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털고 일어나 규환이 유치원 보내고,밥도 하고,빨래도 했으면….”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김경남(31·대전 중구 산성동)씨.남편 염현중(35)씨는 “아내가 말문을 닫기 전에 전한 소망”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다발성경화증을 앓아 온몸이 마비된 김경남…
다발성경화증을 앓아 온몸이 마비된 김경남… 다발성경화증을 앓아 온몸이 마비된 김경남씨를 주물러주고 있는 남편 염현중씨.염씨는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눈도 보이지 않아 어쩌다 아들이 병원(대전 선병원)에 올 때 남편이 “규환이 왔어.”라고 말하면 눈물만 흘린다고 한다.염씨는 아내의 청각이 살아있을 때 아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고 싶지만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은 몰라보게 수척해진 엄마의 모습에 겁이 나 병원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김씨는 팔,다리 등 전신이 거의 마비상태다.청각만 조금 살아있다.관을 통해 영양식을 먹으며 연명 중이다.

김씨는 2001년 8월 어느날부터인가 눈이 침침해지는 걸 느꼈단다.간호사로 일하다 지난 98년 사진관을 운영하는 염씨와 결혼,아들 하나를 낳고 그럭저럭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처음엔 사시로 진단돼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지만 갈수록 말도 어눌해져 여러 병원을 옮겨 진단받은 결과,뇌의 중추신경계가 손상돼 점차 마비되는 다발성경화증으로 판정됐다.염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눈이 멀고 하반신이 마비되더니 1년반 전부터는 말을 못해 간신히 움직이는 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이제 조금씩 좋아지겠지.’하는 희망도 가졌으나 손마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비됐다.

당뇨로 고생하던 시어머니도 충격 탓인지 이듬해 1월 숨졌다.병원비는 나날이 불어나고 아내를 간호하느라 문을 닫는 날들이 많아 사진관도 팔아버렸지만 빚은 줄지 않아 5000만원이 웃돈다.

염씨의 아버지가 손자를 돌보고 있지만 아버지마저 고혈압으로 몸이 불편하다.치료약이 없는 데다 ‘식물인간’처럼 장기간 누워있는 김씨는 욕창에 걸려 이를 치료하는 데 그치고 있다.염씨는 아버지로서 놀이동산 한 번 데려가주지 못하고,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들에게 늘 미안해할 뿐이다.

염씨는 “집에 잠깐 들렀다 나올 때면 아들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내 발목을 잡는다.”며 “하루에도 몇번씩 지옥을 오가는 심정이지만 희망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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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천열기자 sky@˝
2004-05-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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